국회사무처 제공

국회가 다음 달 3일 비상계엄 해제 1주년을 맞아 ‘그날 12·3 다크투어’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계엄 저지는 국민이 한 것인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공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사무처는 26일 “12월 3일부터 5일까지 다크투어를 개최한다”며 “이번 다크투어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헌법적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했던 그날의 밤을 기억하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우 의장이 지난해 12월 3일 밤 계엄해제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은 한동안 종종 회자됐다. 이에 그는 다음 달 3일 오후 5시 행사에서 ‘도슨트’로서 계엄 당시 월담한 장소, 계엄군 헬기가 착륙한 국회 운동장, 계엄군과 극렬히 대치한 국회의사당 2층 현관 등 주요 현장을 시민들에게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밤에는 국회의사당 전면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건축물 외벽을 캔버스처럼 활용해 조명이나 영상을 입혀 보여주는 방식)도 예정돼 있다.

우 의장은 김어준 유튜브에서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준 대한민국에서 국민들께 당시 현장을 설명하고, 함께 그날의 일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국회도 중요한 건물이고 많은 일이 이뤄졌는데 우리 국회에 어떤 정신이 새겨진 게 없다”며 “이번 참에 글을 좀 만들어 국회 문패처럼 새겨넣는 글 새김 개막식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자문관은 “그날 저녁때 많은 분이 국회 앞에 모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1년간 수집한 사진과 날 있었던 일을 영상으로 구현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SNS에 “불법계엄 저지는 대한민국 국민이 한 것이지 민주당 혼자 한 것이 아니다”며 “민주당은 자중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투어 코스에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서워서 숨었던 ‘이재명 숲’도 꼭 포함시키라”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바로 향하지 않고, 국회 숲에 숨어 상황을 지켜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같은 배현진 의원도 SNS에 “저도 ‘이재명 숲’이 궁금하다”고 우 의장 비판에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