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추진하는 ‘전 당원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 논란이 지속된다. 정 대표는 “반대하는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공언하지만, 당원들이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내홍은 격화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부터)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한준호 최고위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정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 1표제는 당원주권정당 핵심 중 핵심 내용”이라며 “전당대회 당시 1인 1표제를 공약했으면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개정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의원은 단 한 명도 없기에 큰 물줄기는 잡혔다고 본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중앙위원회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을 결정할 중앙위원회를 소집했다. 애초 28일 중앙위를 소집하려 했으나 “대의원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 “전국 정당화에 거스르는 흐름”이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자, 보완책 마련 이유로 일정을 순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의원 역할 재정립·전략지역 역할 재정립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27일 첫 회의를 연다. TF에는 강득구 윤종군 의원과 더민주혁신회의 상임대표인 김문수 의원 등 1인 1표제 도입에 우려하는 원내 인사들이 포함됐다. 원외에선 박영미 부산 중영도 지역위원장이 참여한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대의원 역할 재정립뿐만 아니라 1인 1표 전환에 따라 전략 지역, 당세가 약한 지역 역할을 어떻게 보강하고 지원할지를 포함해서 논의하겠다”며 “당원이나 일부에서 걱정하는 것을 불식하기 위해 최대한 보완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 내부 갈등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개 최고위원회 등에서 당헌·당규 개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 온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당원 955명도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당헌·당규 개정안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정 대표의 개정안 추진 절차가 당헌에 위배된다며 “당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뿌리부터 흔드는 명백한 ‘절차적 쿠데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