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계엄해제 표결 방해 의혹
- 영장 발부 여부에 국힘 ‘갈림길’
- 기각되면 대여 공세 집중할 듯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다음 달 2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2·3비상계엄’ 1년을 맞아 추 의원의 영장 발부 여부가 정국에 미칠 영향은 상당한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과 관련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퇴장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총 투표수 180표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가결했다. 앞서 지난 9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데 이어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다.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일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세 차례나 변경하며 의도적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내란특검팀은 범죄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추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의원은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에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라고 강조했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추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이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신상발언 이후 전원 퇴장했다.

추 의원의 거취에 정국은 또 한번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의원이 구속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한 내란 공세를 더욱 가속화하면서 국민의힘을 위헌정당 해산 심판대에 올리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추 의원이 윤석열의 요청에 따라 의원총회 장소를 변경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추 의원은 내란 공범이고, 그 지시에 따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모두 내란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추 의원의 지시에 따라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였던 국민의힘 의원들에게까지 고강도 특검 수사가 뻗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어게인’ 행보를 강화하는 ‘장동혁 지도부’가 와해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반면 추 의원 영장이 기각되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국민의힘은 ‘내란 프레임’을 극복하고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대여 공세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장 대표를 중심으로 대장동 항소 포기 등을 고리로 한 파상 공세는 예정된 수순이다.

장 대표는 이날 ‘추경호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97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거론하면서 “정권의 생명을 단축하는 정권 몰락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경우 민주당의 프레임 전환도 불가피하다. ‘내란 몰이’ 공세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민생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혐의’를 받는 핵심 인사들의 재판이 한창인 만큼 사법부 개혁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란의 밤 죽음을 각오하고 본회의장을 사수해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켰던 그 결연한 자세로 각종 사법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