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감천문화마을 등 4곳 건립 추진
- ‘디자인수도’ 연계 글로벌 위상 제고 목적
- 평당 2970만 원…고급 아파트 값 육박
- 예산낭비 논란에도 시의회 상임위 증액
부산시가 시내 주요 관광지에 각각 10억 원이 드는 공중화장실 4곳 건립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인다. 시는 세계디자인수도(WDC) 2028 행사와 연계해 공중화장실을 세계적 수준 복합 공공 디자인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화장실 건립 비용이 “고급 아파트 값에 육박한다”면서 예산 낭비를 지적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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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1곳당 10억 원(평당 2970만 원)에 육박하는 공중화장실 건립을 추진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완공된 온천천 백일홍 공중화장실로, 총 2억9200억 원(평당 24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출처=연제구 공식 블로그 |
부산시의회 건축교통위원회는 최근 시가 제출한 ‘Big 해피 토일릿(화장실) 프로젝트’ 사업비(2억6400만 원)를 36억3600만 원 증액한 39억 원으로 의결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고 3일 밝혔다. 애초 시는 설계비만 신청했으나, 건교위는 “국제행사 위상에 걸맞은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설계-시공 일체 기반으로 사업을 조기 확정할 필요가 있다”며 공사비까지 반영했다.
이 사업은 2027년까지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해운대구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의 공중화장실을 허물고 새로 짓는 공사다. 2028년 개최되는 WDC 부산 행사와 연계해 주요 관광지의 공중화장실을 디자인·위생·기술·문화가 융합된 복합 공공디자인 공간으로 새로 단장해 글로벌 디자인 도시의 위상을 높일 목적으로 추진된다. 시 관계자는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징적 디자인 프로젝트로, 도쿄올림픽 당시 추진됐던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했다. 안도 타다오 등 유명 건축가가 참여했고, 현재 화장실을 돌아보는 관광상품이 생겼을 정도”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총사업비 39억 원은 모두 시비로, 이를 4곳으로 나누면 1곳의 공중화장실을 조성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은 총 9억7500만 원에 이른다. 이를 두고 과도한 예산 집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시는 1㎡당 공사비로 900만 원을 책정했다. 평당(3.3㎡) 2970만 원이 투입되는 셈인데, 이는 웬만한 고급 아파트 공사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공중화장실 면적은 4곳 모두 약 100㎡(약 30평)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국내 경제 침체가 아직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싼 재료로 호화 화장실을 짓겠다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 특히 화장실 하나에 10억 원이 들어간다니 시민 정서에도 맞지 않다”며 “외관에 신경 쓰기보다 관리 인력을 더 늘려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단순한 노후 화장실 시설 개선을 넘어, 화장실 자체를 하나의 조형물이자 관광 상품이 되도록 만드는 데 적정한 예산 수준이라고 맞섰다. 공사비도 최근 급등한 인건비와 자료비 등을 고려하면 과도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시와 연제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완공된 온천천 백일홍 공중화장실은 기존 19.8㎡ 건물을 부수고, 40㎡ 화장실을 새로 짓는데 총 2억9200만 원이 들었다. 3.3㎡당 약 24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다만 이번 Big 해피 화장실과 비교하면 3.3㎡당 약 600만 원 차이 난다. 시 관계자는 “총사업비가 많은 것이 아니냐는 등 염려하는 부분을 잘 고려해 가치 있고 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