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합리적 개혁입법’ 주문 영향
- 내란범 사면 제한 삭제 등 방침
- 법왜곡죄는 사법독립 훼손 우려
- 법원행정처 폐지법도 내년 처리
더불어민주당이 위헌 논란이 제기된 법왜곡죄 신설법, 법원행정처 폐지법 등의 연내 처리 방침을 변경해 내년으로 넘기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경우 이달 중순께 처리하되 내란범의 사면 제한을 법에서 빼는 등 조문 변경을 통해 위헌 논란을 없애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만나 ‘합리적인 개혁입법’ 추진을 주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우선 12월 임시국회에서 비교적 논란이 적은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과 함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처리하되, 또다른 위헌 논란 등이 제기된 법왜곡죄와 법원행정처 폐지법 등은 연내 처리 방침을 사실상 접었다. 법왜곡죄는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서 법관이나 검사가 고의로 법리를 왜곡하거나 사실을 조작할 때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야당은 물론 시민단체 등도 사법독립을 훼손한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서는 ▷내란범의 사면 제한 규정 삭제 ▷내란·외환 관련 범죄의 구속기간 1년까지 연장 가능 규정 삭제 ▷내란전담재판부 추천위원회 추천권 부여 대상에서 법무부 장관 및 헌법재판소장 삭제 ▷내란전담재판부는 2심만 설치 등을 통해 위헌 시비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사법개혁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민주당의 이런 전략 변경은 일부 조항에서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이 대통령이 전날 정청래 대표·김병기 원내대표를 만나 “개혁 입법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되면 좋겠다”고 언급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당 안팎에서 법안 관련 위헌 소지를 불식하지 않으면 오히려 계엄 관련 재판이 지연되고 사법개혁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 지도부가 내용 및 속도 조절에 나선 셈이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악법 저지를 위해 전면적 필리버스터를 예고함에 따라 현실적으로 연내에 6개 정도의 법안만 처리 가능한 상황도 전략 변경의 이유다. 국회는 우원식 의장의 일정을 이유로 11∼14일, 21∼24일에 본회의를 연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 기간에 전날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가맹사업법 개정안(11일 본회의 표결)과 함께 대북 전단 등을 살포하면 경찰관이 직접 제지하거나 해산 조처를 내릴 수 있도록 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이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의 부활’로 부르는 항공안전법 개정안(2일 국회 통과)과 맞물려 있어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민주당은 사법개혁과 관련해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외에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확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특례법안 등도 연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대법관 증원, 법관평가제 도입, 대법관 추천위 구성 다양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등 도입과 관련된 법안 역시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