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창원시의회 회의장 앞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철회 등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단 제공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의원들의 반발을 샀던 민주화운동과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예산(국제신문 16일 자 8면 등 보도)이 예결위원회 결정을 뒤집지 못하고 국민의힘 의원들 주도로 각각 삭감되거나 유지된 채 확정됐다. 파산 위기에 몰린 팔룡터널 운영 정상화 예산은 창원시의회 문턱을 넘어섰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제148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4조126억 원 규모의 창원시 2026년도 예산안을 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시가 애초 제출한 예산안 규모(4조142억 원)와 비교해 15억5278만 원이 깎인 수치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주의전당과 민주화운동단체 관련 예산은 복구하고, 친일 작가 이원수가 쓴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은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하고자 예산 수정안 3건을 차례로 상정했다. 이들 안건은 각각 반대·찬성 토론을 거쳐 표결에 부쳐졌으나 의석 수 과반을 차지하는 국민의힘 반대로 모두 부결됐다. 시의회는 국민의힘 27명, 민주당 18명으로 구성된다.

이로써 기존 안대로 민주화운동단체가 주관하는 4개 사업 중 ▷3·15의거 기념사업비가 2000만 원이 감액돼 5490만 원만 반영됐다. 여기에다 ▷부마민주항쟁 시민강좌 ▷민주주의 현장탐방 ▷영호남 하나 되는 김주열 역사탐방 등 나머지 3개 사업 예산 2680만 원도 전부 삭감됐다. 또 일부 독재 행적 누락 등으로 부실 전시 논란이 인 민주주의전당 콘텐츠를 보강하기 위해 편성됐던 용역비 8000만 원이 전액 감액됐다. 반면, 고향의 봄 기념사업비는 편성액 8억9000만 원 중 8억5000만 원이 최종 반영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런 결정에 항의하며 회의장에서 모두 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들은 본회의 시작 전 회의장 입구 등에서 ‘민주화 사업 예산 전액 복구’, ‘친일작가 이원수 100주년 기념사업 철회’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만 민간사업자가 파산 위기에 몰린 팔룡터널 사업 재구조화 관련 예산 수정안은 통과됐다. 사업비는 ▷내년분 재구조화 손실분담금(13억 6450만 원) ▷주변 교차로 개선사업(1억 원) 등으로 구성된다. 시는 사업자가 파산하면 실시협약에 따라 물어야 하는 해지시지급금(760억~1008억 원 추정) 대신 내년부터 BTO-MCC(최소비용보전) 방식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자신의 SNS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등을 대상으로 한 음모론성 글을 올려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던 국민의힘 김미나(비례대표) 의원은 징계를 면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간 위원이 참여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권고한 출석정지 7일과 공개사과 등의 징계가 필요하다며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징계 대상 아님’으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