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필리버스터에서 20시간을 넘긴 발언을 이어가며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제1야당 대표가 직접 무제한 토론에 나선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장 대표는 22일 오전 11시40분께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올랐다. 이후 밤샘 토론을 이어가며 23일 오전 8시 기준 발언 시간은 20시간 20분에 달했다. 종전 최장 기록이었던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의 17시간 12분을 넘어선 것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내란·외환·반란 범죄 사건을 전담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의 전담재판부를 두고, 전담재판부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대법원 예규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 발언에서 해당 법안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교대로 본회의장을 지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장 대표가 최장 기록을 경신한 뒤 소속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본회의장 입장을 요청했다.

장 대표는 토론 도중 보수 언론 사설을 인용해 보수 진영 내부 상황과 관련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무위원석에 머물며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를 지켜봤다. 정 장관은 토론 시작 약 18시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본회의 진행 상황을 언급했다.

필리버스터는 23일 오전에도 계속 진행됐으며, 해당 법안 처리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대치는 이어졌다.

무제한 토론하며 목 축이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