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전 청와대 AI 수석과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들의 과거 인연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박 전 장관과 한 전 대표가 한때 의기투합했던 2024년 총선 시기 장동혁 대표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움직임도 뒤늦게 관심을 받는다.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던 2024년 총선 때 박민식 당시 서울 강서을 후보 지원유세를 하는 모습. 국민의힘 제공
|
■‘동지’에서 ‘원수’로
먼저 박 전 장관과 한 전 대표는 서로를 “강남사람” “분당사람”으로 맹공격한다. 박 전 장관은 한 전 대표를 ‘침입자’로 규정하고 “한동훈은 ‘한동설’,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많은 보수 지지자들이 저 사람(한동훈)은 너무 자기중심적 아니냐. 그게 그냥 나르시시트가 아니라 모든 것이 본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옛날에 지동설, 천동설이 있는데 ‘한동설’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박 전 장관을 향해 “마음이 급하니 험한 소리를 하는 것 같은데, 본인이야말로 ‘분당 사람’ 아닌가. 북갑에서 다시는 안 나오겠다고 주민에게 상처 주고 떠났던 분이다. 서병수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다시 오라고 해도 제안해도 절대 안 간다더니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본인이 먼저 설명해야 한다. 그런 분이 ‘정통성’을 운운하는 걸 시민이 이해하겠나”고 맹비난했다.
보수 대표를 자임하는 박 전 장관과 보수 재건을 외치는 한 전 대표는 모두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동료다. 박 전 장관이 한 전 대표보다 사법연수원과 검찰 선배다. 이들은 2024년 총선에서 서로를 추켜세우면서 ‘의기투합’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던 2024년 총선 때 박 전 장관에게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강서을 선거구 출마를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박 전 장관은 애국심과 사명감이 있는 분이다. 서울 강서을에서 싸워서 승리해달라는 요청을 드렸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에 박 전 장관은 당시 SNS에 “며칠 전 한동훈 위원장님으로터 강서을에서 싸워 승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저는 수도권 격전지 탈환이란 사명감으로 이번 총선에 나섰다. 무엇보다 당의 승리, 국민을 위한 승리를 위해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며 “강서을은 우리 국민의힘 승리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한강풍’이 시작되는 관문이자 마지막 퍼즐인 곳이다. 저에게 강서을의 승리 역할을 맡겨주신다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사무총장은 지금의 장동혁 대표로, 장 대표는 당시 “당으로선 박 전 장관이 워낙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좀더 (후보가) 경쟁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하면 좋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아가 한 전 대표와 장 대표 등 당시 당 지도부는 부산진갑 국회의원이던 서병수 전 부산시장에게 박 전 장관의 후임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북갑 선거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했다. 서 전 시장은 한 전 대표를 지지하면서 당의 무공천을 주장하지만 장 대표는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
| 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하정우 전 청와대 AI 수석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각자 상인들과 인사하던 중 마주쳐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
■韓 1년 전 “정권 잡았어도 河에게 일 맡겼을 것”
한 전 대표는 하정우 전 수석을 AI 전문가들과 만나 처음으로 인사했다. 이후 조기대선 열기가 무르익던 지난해 3월 한 전 대표는 AI 주제로 당시 AI 정책연구소장이던 하 전 수석을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 하 전 수석이 이재명 대통령의 발탁으로 청와대에 들어가자 “이 분은 AI에서 인사이트를 크게 갖고 계시다. 거기에 설명할 만한 정치적인 능력을 갖고 계신, 만약에 제가 정권을 잡았어도 일을 맡겼을 거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랬던 한 전 대표와 하 전 수석은 구포시장에서 경쟁자로 조우했고, 하 전 수석의 악수 논란으로 충돌했다. 하 전 수석은 “한 전 대표가 시장에서 ‘우리 발전적으로 하자’고 먼저 말했고, 이에 자신은 ‘건설적으로 하자’고 대답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SNS에 ‘민주당 부대변인이 하정우 손 털기는 대세에 지장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민주당에 묻는다. 북구 시민을 무시해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인가’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