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특별기고]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김종기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

  • 김종기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
  •  |   입력 : 2026-05-05 19:12:46
  •  |   본지 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26년 5월 7일, 국회 본회의는 단순한 입법 절차의 자리가 아니다. 이날은 국회가 대한민국 헌법의 공백을 메울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후대로 떠넘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역사적 선택의 순간이다. 지금 국회에 상정된 개헌안은 조문 몇 줄의 수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기억 위에 국가를 세울 것인가, 어떤 민주주의 계보를 다음 세대에 남길 것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일부에서는 헌법 전문에 특정 역사적 사건을 추가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또한 헌법이 과도하게 역사 서술의 장이 되는 것에 대한 신중론 역시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어떤 역사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있는 헌정 질서를 온전히 기록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1979년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체제를 붕괴시키는 결정적 계기였다. 그 흐름은 5·18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고, 6월 민주항쟁을 통해 헌정 질서의 전환으로 완성되었다. 이 세 사건은 단절된 기억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헌정사적 과정이다.

그러나 이 역사들은 아직 헌법에 온전히 기록되지 못했다. 헌법 전문은 단순한 서문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국민이 어떤 고통을 감내하며 어떤 자유를 획득했는지를 선언하는 기억의 문장이다. 지금 우리의 헌법은 4·19 혁명까지는 기록하고 있지만 그 이후 민주주의를 완성해온 시민 투쟁은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이번 개헌의 본질이다.

아울러 이번 개헌에 포함된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와 지역 간 격차 해소 및 균형 발전의 명문화는 헌법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현재의 권력과 구조적 불평등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조항들이다.

문제는 이제 단순한 정치적 판단을 넘어, 헌정적 책임의 문제다.

국민의힘 의원들께 묻고 싶다. 이 개헌안에 찬성하는 것이 과연 특정 정파의 승리를 의미하는가? 아니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서사를 완성하는 일인가? 부마의 거리에서, 광주의 광장에서, 서울의 거리에서 외쳤던 시민은 특정 정당의 지지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자유를 요구한 국민이었다.

그렇다면 그 역사를 헌법에 새기는 일 역시 정당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문제여야 한다. 정당은 선거에서 경쟁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헌법은 공유돼야 할 기억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두 차례 대통령 탄핵을 경험했다. 촛불혁명과 최근의 시민적 저항은 국민주권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우리 헌법이 아직 완결된 기억의 구조가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낸다. 이제 헌법은 응답해야 한다. 헌법은 법률가의 문장이 아니라, 국민의 기억으로 쓰여야 한다.

5월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각 의원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당론을 따르는 정치인의 자리인가, 아니면 역사를 따르는 시민의 자리인가.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이 결정은 특정 정치세력의 승리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정리한 초당적 결단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각 의원의 이름과 함께 남게 될 것입니다. 부마, 5·18의 이름을 헌법에 새기는 순간, 그것은 특정 세력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승리가 될 것입니다. 부디 이 표결에서 헌정 질서를 완성하는 선택을 해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3. 3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4. 4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5. 5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6. 6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7. 7[도청도설] if, 손아섭
  8. 8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9. 9[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10. 10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3. 3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4. 4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5. 5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6. 6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7. 7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8. 8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9. 9‘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10. 10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3. 3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4. 4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9. 9"해양 위협하는 발전소 온배수, 5년간 바다에 3700억t 배출"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2. 2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3. 3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4. 4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5. 5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6. 6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0. 10[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