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천장이 보이지 않는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46달러까지 치솟았고, 두바이유도 14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부는 하반기 유가 120달러 전망이 아직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유가 150달러 눈앞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3일 런던 선물시장에서 전날 종가보다 2.43달러 오른 146.69달러까지 올랐다. 8월 인도분 미국산 경질유도 2.28달러 오른 145.8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전날보다 배럴당 1.72달러 오른 145.29달러에 마감했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3일 거래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3.58달러 오른 140.31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이처럼 껑충 뛰는 것은 지난 2일 미국 정부가 원유재고량이 예상치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힌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19차 세계석유회의에 참석 중인 골람 호세인 노자리 이란 석유장관이 지난 3일 "미국이 군사행동을 개시한다면 이란도 맹렬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세불안 요인도 더해졌다.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도 "달러화 약세로 투자가 원유로 몰린다"면서 "유로화 강세가 달러를 더 떨어뜨리고, 유가를 훨씬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해 유가가 더 오를 것임을 예고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진복구와 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석유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어디까지 갈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주 일본에서 열리는 G8(선진 8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사인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최고경영자는 3일 유가가 '곧' 25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200달러에 이를 것을 예상하는 콜옵션 계약이 지난 한 달 사이 배 가까이 늘었다. 3일(현지시간) NYMEX에서 배럴당 200달러의 12월 인도분 WTI에 대한 콜옵션 미결제약정은 2만9775계약으로 5월 말에 비해 87.5%나 급증했다. 일부는 300달러짜리 콜옵션도 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콜옵션은 미리 정해진 가격과 시기에 해당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계약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도 하반기 유가를 배럴당 120달러에 '베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이 되면 비상조치 1단계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아직 하반기 유가하락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