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0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5.0%로 올라간 이후 9월부터 11개월 연속 동결됐다. 하지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회의 후 한은의 핵심 목표인 '물가안정'에 무게를 둬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이후 금리를 1∼2차례 올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또 동결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측대로다. 금통위는 금리를 인하할 경우 내려가는 경기를 더욱 짓누를 위험이 있고, 환율안정 대출억제 등 정부와 한은의 물가안정 조치에 대한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여전히 국제유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기는 예상보다 빠르고 깊게 추락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주체들의 체감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에 와 있다. 더구나 금리를 올리면 서민층과 중소기업들이 대출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총수요 압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때문이라는 점도 이번에 금리동결의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면 금리 인상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하지만 금통위가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물가관련 지표가 일제히 적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5.5% 급등해 1998년 11월(6.8%)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상승→기대인플레이션→임금인상→물가불안의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이에 따라 이날 회의 후 내놓은 발표문에서 경기보다는 물가불안이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성태 한은총재도 금통위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약화되고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선택이 어려울 때는 본질적으로 부여받은 임무(물가안정)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이르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1∼2차례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물가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초보다는 올해일 가능성이 높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르면 오는 9월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