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서울 인천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으로의 대출 집중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중 지역별 금융기관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예금은행과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합한 금융기관의 총 대출 잔액은 1234조10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32조5000억 원(2.7%)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 대출 증가액 62조3000억 원(5.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출 증가액은 2007년 하반기 76조2000억 원에서 작년 상반기 80조4000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작년 하반기 60조 원대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30조 원대로 급감했다.
수도권의 대출 잔액은 815조9000억 원으로 25조3000억 원(3.2%) 증가하면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1%로 작년 말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비중은 64.8%(2007년 하반기)→65.3%(2008년 상반기)→65.8%(2008년 하반기)→66.1%(2009년 상반기)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비수도권의 대출 잔액은 418조2000억 원으로 7조2000억 원(1.8%) 증가했으나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9%로 작년 말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비수도권 비중은 35.2%(2007년 하반기)→34.7%(2008년 상반기)→34.2%(2008년 하반기)→33.9%(2009년 상반기)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도권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의 대출 잔액은 232조8000억 원으로 5조원(2.2%) 늘었다. 그러나 작년 상반기 증가율 6.8%(14조 원), 작년 하반기 3.8%(8조3000억 원)에 비해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영남권의 새마을금고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이 3000억 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