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타결과 관련, 정치권은 5일 극명하게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고 정면충돌도 불사할 태세여서 국회 비준까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철저한 경제논리로 협상해 '실리'를 확보했다고 평가했고, 한나라당도 한국과 미국의 '윈윈 협상'으로 평가하며 내년 초 국회 비준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굴욕적 양보'로 규정하고 비준 저지 투쟁을 선언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실리를 얻고 미국은 정치적으로 명분을 얻은 것이란게 오늘 통상현안회의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라면서 "자동차를 양보했다는 차원에서만 보지 말고 돼지고기, 의약품을 얻어 상호 납득할 수 있는 이익의 균형 차원에서 이뤄진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자동차 직접수출은 약 49만 대로 많이 줄었지만 현지 생산은 44만 대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이런 구조 속에 부품 관세가 전면 철폐되는 것은 미국 내 시장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굴욕적 협상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굴욕이 아니다"고 반박한 뒤 "올해 기회가 되면 국회 보고를 하고, 내년 초에 일정을 잡아 비준절차를 밟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국민을 속이고 연평도 사태의 안보정국을 틈타 우리의 이익을 팔아먹은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즉각 폐기할 것을 국민과 함께 강력히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퍼주기 협상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회 비준을 거부하고 국민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미국은 처음부터 쇠고기 문제를 협상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바기닝 칩'(Bargaining Chip·협상수단)으로 활용, 자동차 협상력을 높이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 들었던 촛불을 다시 들겠다는 각오까지 다지는 상황이어서 4대 강 예산저지와 맞물려 연말 정국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