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채권인 `김치본드'에도 내년부터 세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그동안 국가ㆍ내국법인 등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면제했지만, 내년부터 이를 과세로 전환키로 했다.

7일 기획재정부의 2011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외은지점)이 인수하는 외화표시채권 등에 이자소득세(세율 14%)가 내년 1월1일 이후 최초 발행분부터 부과된다.

외화표시채권의 이자에 세금을 매기는 이유는 원화표시채권 및 국내은행과의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원화표시채권은 이자소득세가 부과되는 데 비해 외화표시채권은 면세 혜택을 받아왔다. 또 외은지점에는 원화표시채권과 외화표시채권 모두 이자소득에 대한 면세가 적용됐지만 국내은행은 과세가 이뤄져 국내외 은행 간에 세제상의 `역차별'이 있었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독립기업원칙'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 사업장을 독립된 과세 단위로 취급, 내국법인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모회사와 자회사, 본사와 지점 등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이전가격의 조작을 막기 위해 특수관계자들을 각각 분리ㆍ독립된 기업으로 보아 따로 과세한다는 것이다.

이번 과세 전환에는 이런 형평성 차원 외에 단기외채차입 규제 등의 목적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단기외채 급증을 막기 위해 이미 지난 7월말부터 외국환업무취급기관들의 김치본드에 대한 투자를 사실상 금지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해 달러를 확보한 뒤 원화로 교환해서 국내 용도로 사용해온 관행을 단기외채 급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김치본드 투자를 막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화표시채권의 과세 전환은 최근의 단기외채 급증 흐름과는 관련이 거의 없으며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목적이 훨씬 크다"며 "정확한 추산을 해봐야 하겠지만 김치본드 발행이 급감해 세수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세제의 `형평성' 제고 외에도 부수적으로 외채 급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재정부 당국자는 "국내발행 외화표시채권에 대해 과세 전환을 하면 원화 용도로 쓰이는 것 외에 다른 외화표시채권에 이자소득세가 부과되므로 부수적으로 외채증가를 막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효과는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송민규 연구위원은 "바깥에서 보면 국내발행 외화표시채권의 과세전환 조치가 외채증가 억제와 같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 안다"라고 지적했다.

<표> 비거주자의 외화표시채권 등 이자소득 면세제도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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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외화표시채권 │ 원화표시채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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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발행 │ 면세→과세 │ 과세 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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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발행 │ 면세 유지 │ 면세 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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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법인의 │ 면세→과세 │ 면세→과세 │

│ 국내사업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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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기획재정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