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근해 어장에서 중대형 고등어가 많이 어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부산공동어시장 직원들이 위판장에 상장된 고등어 물량을 살펴보고 있다. 대형선망수협 제공

- 한 선주 4일간 25억 어획고…어족자원 회복세 뚜렷
- 10월부터 일요일 경매 계획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어획되는 고등어의 씨알이 굵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 어선들이 모처럼 풍어가를 부르고 있다. 특히 연근해 어장의 어족자원 회복세(본지 지난 15일자 17면 보도)가 뚜렷해 '덩치 큰' 고등어 생산량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고등어 산지인 부산공동어시장과 대형선망수협 등은 "최근 들어 위판장에 상장되는 고등어 가운데 식용으로 바로 판매가 가능한 중대형 어종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어시장에서 위판된 고등어가 그 자체로 상품성을 인정받으려면 체장(體長·어류의 머리끝에서 꼬리지느러미 앞까지의 직선길이)이 적어도 30㎝는 넘어야 한다.

26일 부산공동어시장에는 1278t의 고등어가 상장됐으며, 이 가운데 중대형 고등어가 62%(800t)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대형선망 어선들이 연근해에서 544t의 대형 고등어(무게 450g 안팎)를 어획해 다음 날 부산공동어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위판된 고등어 물량은 총 857t으로, 이중 63%가 대형 고등어가 차지한 것이다.

보통 상품성이 좋은 고등어는 사료나 가공용으로 사용되는 고등어보다 4배가량 더 비싸게 위판된다. 그동안 상품성 좋은 중대형 고등어는 위판장에 상장된 전체 물량의 10% 안팎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선망수협 김영길 상임이사는 "지난해와 달리 중대형은 물론 소형 고등어까지 고루 어획되고, 서해안 등에서도 고등어 어획량이 좋아 자원량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일부 대형선망 선주는 이달 중순 출어한 뒤 4~5일 동안 고등어 한 어종만으로 20억 원대의 어획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대형선망수협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부산공동어시장에 일요일 경매를 요청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10월부터 일요일 위판장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고등어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선망 선주들은 "제주도 연근해 어장을 중심으로 고등어 어군 형성이 계속되고 있어 올가을과 겨울 전례없이 무척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등어는 최대 체장 50㎝까지 성장하지만, 일반적으로 30㎝ 범위다. 그런데 부산공동어시장에는 2009년 11월을 기점으로 대형 고등어 물량이 확 줄어든 이후 지난해부터 사료나 가공용으로 사용되는 체장 20㎝ 안팎의 소형 고등어가 주로 위판되면서 올해는 어장 현장의 어획량과 달리 국내산 고등어의 체감 생산량은 줄어들었던 것처럼 비쳤다. 실제 지난 8월까지 대형선망 어선들이 어획한 고등어는 총 3만4990t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만3931t)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상품성 떨어지는 소형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 물가안정 대책의 하나로 수입 고등어에 대해 물량과 관계없이 할당 관세를 전면 폐지하기도 했다. 부산시가 '부산의 맛'으로 지정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고갈비는 대부분 수입 고등어로 요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산울림의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 중). 여기서 '어머니의 고등어'는 덩치 크고 신선한 생선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오늘 아침에도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없었네'('어머니와 고등어' 일부 가사 패러디).

고등어는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선호하는 '글로벌 생선'으로 자리매김해 생산량의 부침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는 어종이다. 그래서 연근해 어장의 어족자원 회복 추세에 맞춰 씨알 굵은 고등어의 어획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안정되고 서민의 식탁도 풍성해진다.

대형선망 고등어 전년대비 어획실적  (단위 : t) 구분 2010년 2011년 대비 1월 6208 6486 104% 2월 3109 5656 182% 3월 813 4680 576% 4월 455 3335 733% 5월 321 912 284% 6월 1652 1605 97% 7월 2593 3041 117% 8월 8780 9275 106% 계 2만3931 3만4990 146% ※자료 : 대형선망수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