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작사가 자체 측정한 연비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내년부터 도입된다. 또 연비 오차 허용범위도 축소된다.

지식경제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 연비관리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에서 현대기아차 연비 오류 파동이 일면서 자동차 연비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제작사가 자체측정 방식으로 연비를 신고한 차종에 대해 시판 이전단계에서 10~15% 정도 선정해 공인 연비 적정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연비 오차 허용 범위를 기존 -5%에서 -3%로 축소하고, 생산 후 연비 측정 모델 수를 시판 모델 수 대비 10%까지 늘린다. 현행 제도에는 생산된 자동차의 사후관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어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한한다는 지적에 따라 그 결과를 알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날 지경부가 발표한 대량 생산된 자동차 사후관리 결과에 따르면 대상 차종 모두 허용오차범위인 -5% 안에 들었지만, 표시 연비와 실제 연비가 차이가 나는 모델들이 밝혀졌다. 지난해 사후관리에서는 쌍용차 체어맨 H 가솔린 2.8 모델의 연비가 표시연비보다 3.8% 부족했다. 올해부터는 도심 주행 연비(CVS-75 모드)와 함께 고속 주행 연비(HWEFT 모드)도 함께 조사했는데, 도심 주행 연비의 오차가 가장 큰 것은 현대차 싼타페 2.2 디젤 2WD(DM)였다. 이 모델은 표시연비보다 4.38%나 미달이었다. 단, 고속주행 측정에서는 표시연비보다 6.90% 높았다.

정부는 내년부터 시내, 고속도로,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등 실제 주행여건을 반영하는 복합연비를 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복합연비는 기존 연비에 비해 10~20% 하향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이번 방안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바뀌면 모든 업체에 동일하게 적용돼 특정 업체만 곤란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연비에 사회적 관심이 쏠려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