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매시장 및 대형마트와 경쟁할 새로운 농산물 유통경로 육성을 골자로 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은 높은 유통비용과 가격 불안정성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함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개선안을 모색해왔다.

이런 배경에는 높은 유통비용과 가격 불안정성, 산지와 소비지 가격의 비대칭성등이 존재한다.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이런 문제점들이 더는 내버려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존의 농축산물 유통비용률(최종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45%에 이른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제품이 상하는 비율이 높은 무·배추 등 채소류는 유통비용률이 70%를 넘어서고 과일류는 50% 수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시장 가격은 높은데 정작 농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무, 배추가 1천원에 팔려도 농민에게 돌아가는 돈은 300원이 채 되지 않았던 것이다.

농산물의 지나친 가격변동성에 대한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례로 2010년 배추 파동 당시에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경매가격이 하루 만에 54.4%나 폭등했다가 다음날 33.5%나 급락한 적도 있다.

이처럼 농산물의 높은 가격변동성은 수요와 공급이 비탄력적이고 자연재해 등에취약한 특성 탓도 있지만, 유통 물량 대부분이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유통구조도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정부가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으로 도매시장에서의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지나친 농산물 가격 변동폭을 줄여보자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지와 소비지 간 가격의 '비대칭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산지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가격도 따라 오르지만, 산지 가격이 내리더라도 소비지 가격이 내리지 않거나 산지가격 하락분만큼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존 유통구조의 모순 탓에 이런 가격 비대칭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