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이전 수정 내용
- "수도권 지사·분원 포함 안돼"
- 고정·상징성 예외조항 주장
- "인천 잔류해도 균형발전"
# 돌연 입장 바꾼 이유
- 교과부·인천 정치권 비호
- 국토부도 "독립된 부설기관"
- 모순된 논리로 잔류 승인
한국해양연구원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는 2009년에 접어들면서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관료와 인천시, 인천 정치권의 비호 아래 인천 잔류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극지연구소는 이를 위해 본원인 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2015년 부산 이전)에 ▷허위사실 ▷과장 ▷궤변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올려 정부 의결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극지硏의 허위·궤변…정부 수용
본지가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통해 입수한 '지방이전계획서 수정 제출 요청'(발신 극지연구소장, 수신 한국해양연구원장·2009년 6월 9일)에 이 같은 문제점이 잘 나타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이 요청서에서 "(본 기관은)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연구기관으로 그 기능과 임무가 분리돼 '별도의 독립적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극지연구소의 주 임무는 해양연구원이 이전될 부산시의 해양수산거점도시 육성정책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된다. 해양연구원 지방이전계획서 수정을 교과부로 요청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극지연구소는 그 첫 번째 근거로 "공공기관 이전계획 발표(2005년 6월) 때 해양연구원의 이전대상 범위에 극지연구소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전대상 기관의 수도권 지사, 분원 등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극지연구소의 이 주장은 명백한 허위로 분석된다. 부설기관은 본원의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분원'이나 '수도권 지사'와는 다르다.
'해양연구원 지방이전 계획'(2007년 7월 해양연구원 작성)에 따르면 "극지연구소는 2005년 6월 정부가 확정한 바 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기관'으로 선정될 때 해양연구원과 함께 있었다"고 밝혀 극지연구소가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극지연구소는 또 이 요청서에서 "극지연구소의 기능과 수도권 입지의 고정성·상징성이 있어 수도권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령에서 지방이전의 예외로 둔 검토사항인 '수도권 입지의 고정성·상징성'이란 반드시 수도권에 있어야 하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과학 분야의 한 교수는 "극지연구소가 꼭 인천에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어느 곳에 있든지 과학자들의 연구에 매진할 의지와 노력이 중요한 것이지 어느 곳에 거주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극지연구소는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 내에 극지연구소가 잔류하는 것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부합한다"라는 궤변에 가까운 주장도 했다.
■'별도의 독립된 부설기관' 승인
극지연구소는 2009년 6월 9일 본원과 교과부에 '부산 이전계획'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면서 "극지연구소는 '별도의 독립적 기관'"이라고 주장했고, 공공기관 이전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같은 해 10월 "극지연구소는 별도의 독립된 부설기관"이라고 그대로 인용하면서 인천 잔류를 승인했다.
4년 이상 준비됐던 극지연구소의 부산 이전이 4개월 만에 뒤바뀐 셈이다. 극지연구소가 주장한 내용에서 국토해양부는 '부설'이라는 단어 하나만 추가해 모순된 개념을 만들었던 셈이다. '독립'과 '부설'은 상충되는 어휘들이다.
만약 극지연구소가 '부설기관'이라면 본원과 함께 이전해야 하고, '별도의 독립된 기관'이라면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대상이 된다. 정권이 바뀌자 극지연구소와 교과부 등은 상충된 개념인 '별도의 독립된 부설기관'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극지연구소를 수도권으로 빼돌렸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