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동 깡통시장의 건어물 가게. 최근 엔저 현상으로 국제시장과 인근 깡통시장에는 일본인의 발길이 뚝 끊겼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씀씀이도 줄어 매출도 반토막

엔저 현상으로 평소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국제시장과 인근 깡통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총 47만8059명(2013년 11월 기준)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가량 줄었다. 전체 방문객 중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31%에서 18%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는 일본인 관광객 감소에 대해 ▷엔화 약세에 따른 구매력 저하 ▷관광 비용 증가 ▷아베 정권 이후 한일관계 냉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여파로 일본인 관광객이 알뜰쇼핑을 위해 많이 찾던 국제시장도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곳은 일본인 관광객이 식료품, 옷, 생필품 등을 대량 사들이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6) 씨는 "엔저 탓에 지난해 11월 말부터 일본인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예전에는 단체 관광객이 몰려와 수십 박스씩 종류별로 김을 사갔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나마 찾아오는 일본인 손님마저 씀씀이가 줄었다. 영업 매출도 반 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상인 이모(여·59) 씨는 "예전에는 준비한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일본인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지금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 번영회 김용운 회장은 "일본인 관광객은 개별관광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상인들이 느끼는 영업 타격 체감도는 훨씬 높다"며 "점포마다 30~40%가량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