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인연비 1차 조사서 부적합 판정을 받고, 재조사를 실시 중인 싼타페DM.

- 소유주 보상 놓고 높은 관심
- 현대차 1000억대 물어내야

국산차 소유주들. 콕 집어 말하자면 현대자동차 싼타페DM·쌍용자동차 코란도 소유주들이 요즘 가장 촉각을 세우는 뉴스가 있다. 바로 국토교통부가 재조사에 들어간 싼타페DM과 코란도 스포츠의 연비 문제다.

■현대·쌍용차 연비 재조사 관심

지난해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실시한 연비조사에서 싼타페DM R2.0 2WD와 코란도 스포츠4WD AT6 모델이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현대차가 국토부에 신고한 싼타페의 연비는 14.4㎞/ℓ, 쌍용차가 신고한 연비는 10.3㎞/ℓ이지만 두 개 차종 모두 정부 허용오차범위인 5%를 크게 넘긴 8~10%가량이 나왔다. 두 제조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이내의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하며 국토부에 연비 재측정을 요구했다. 그 결과가 이달 말에 나올 예정이다.

	코란도스포츠.

그렇다면 측정 논란이 되고 있는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는 왜 차이가 날까. 제조사들의 주장은 새 차를 어느 정도 길들인 다음 최적의 조건에서 연비를 조사한 것과 상대적으로 길들이기가 덜 된 새 차의 연비를 측정한 것에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같은 차량이라도 어떤 조건의 도로에서 누가,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연비가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 연비 인증제도는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자동차 제작사가 공인 연비를 스스로 인증해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가 이에 대해 사후 검증을 하고 허용 오차범위를 5%로 두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문제가 된 현대차, 쌍용차의 경우 '자기인증적합조사'를 통해 연비를 신고했고, 이를 산업부에서 인증을 해 준 것이다. 국토부는 사후관리 차원에서 산업부와는 별개로 시험 차량 한대에 대해 연비 측정을 한 뒤 적합·부적합 여부를 결정한다. 부적합 결과가 나오면 제조사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재조사를 실시한다. 싼타페DM과 코란도 스포츠는 1차 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재조사에서는 현대차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테스트 차량을 3대까지 확대해서 다시 연비를 측정하기로 했다.

■과장 연비 보상 이뤄질까

소비자들은 이미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서 연비 과장으로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금액을 보상한 뉴스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연비 논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의 오차가 정부 인정 범위를 벗어난다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북미에서와 같은 수준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에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현대차가 국내 소비자를 홀대한다는 불만도 여기에 더해졌다. 공인 연비만 믿고 차량을 구매했다가 실제 연비가 다르게 나와도 이에 대해 뚜렷한 보상이나 대책이 없다는 불만도 많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2년 11월 북미 연비 과장 사태 이후 개인별 차량 주행거리, 표시연비와 실제연비 차이, 평균 연료 가격 등을 토대로 손해금액을 책정하고 불편 보상 비용으로 15%를 추가 지급하고 있다. 기간은 10년이다. 국토부는 현대차가 국내에서도 동일한 수준으로 보상하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싼타페DM의 실제연비가 표시연비보다 1㎞/ℓ가량 낮고 경유가격이 ℓ당 1700원이라고 할 때 국내 운전자 평균(연간 1만3000㎞) 주행 기준으로 보면 연비 과장으로 매년 11만5000원을 손해본 것이 된다. 이를 현대차가 10년 간 보상한다면 불편 보상 비용 15%를 더해 차량 소유주 1명 당 132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국내에서 판매된 싼타페DM R2.0 2WD 차량 대수가 8만9500대(2012년 5월~지난해 7월 기준)임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소비자에게 보상해야 할 금액은 1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소비자 보상과 함께 판매금액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과징금도 부과할 계획이어서 현대차는 회사 이미지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타격도 크게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란도스포츠 4WD AT6 차종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만600대가 팔려 쌍용차는 상대적으로 현대차보다 보상금액이 덜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