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기관, 법안발의 관여 이례적
- 국제조약 위반한 내용도 도마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가 자신의 독립법인화(인천 잔류)를 담은 '극지활동진흥법안'(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발의)의 초안을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설 연구기관이 조직 확장을 위해 법안 발의와 심의에 깊숙이 관여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법안에 대한 해양수산부의 의견을 청취했다. 새누리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은 법안의 남극조약 위배 부분을 거론하며 "극지연구소가 이 법안을 실무적으로 (황 대표에게) 지원했느냐"고 질의했다. 하 의원은 "새누리당 대표가 발의한 법안인데 조약을 위반하는 내용을 극지연구소가 넣어서야 되겠느냐. 극지연구소 때문에 대한민국이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됐고 새누리당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면서 "남극법은 이미 있으므로 북극진흥법만 만들면 된다.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극지연구소 독립법인화를 위해 법안 앞부분에 명분을 집어넣다가 국제조약까지 위반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까지 인천에 남으려는 이유가 뭐냐"라며 이주영 해수부 장관에게는 "극지연구소의 법안 초안 작성자,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극지연구소 최문영 선임연구본부장(김예동 극지연구소장 불출석)은 초안 작성 사실을 시인했고, 이 장관은 책임자 문책을 약속했다.
같은 당 윤명희 의원도 "(이 법안이 만들어지면 극지연구소 이사회가 만들어져 각종 자리가 생기는데) 해수부 퇴직 공무원들의 자리보전용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법안 심의를 지켜보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극지연구소 측은 이날 남극조약 위반 부분을 부인하다가 하 의원이 "법 조문에 '극지자원 개발'이라고 명시됐는데 극지는 남북극을 포괄하는 용어"라는 지적을 받았다. 남극조약은 2048년까지 남극의 평화적 이용, 자원 개발 금지 등을 담고 있다.
한편 해수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이 법안을 올 상반기에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농해수위 법안소위는 오는 21일 이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