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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공서·기업들 "하던 대로"
- 경각심·준법의지 전혀 없어
- 법 뒷받침할 제도·장치 절실
-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시급
부산지역 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관행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관련법을 어겨가며 주민등록번호를 수집 중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정보보호 중요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후 정부의 관리·감독이 미흡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정부가 홍보를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이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관련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번호 유출 최대 5억 과징금
5일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의 주요 내용을 보면 정부는 ▷홈페이지 회원 가입 ▷도서·DVD 대여 ▷입사지원 단계에 있는 근로자 ▷골프장·호텔 등 숙박시설 ▷직장교육 및 협회·단체 교육 등을 주민번호 수집 금지 사례로 규정했다. 반면 세무(세금 부과) 병역(자원 선발) 의료(환자 진료) 금융(실명 확인) 등의 분야에선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 경우에도 정보 수집 주체는 법령 근거를 홈페이지 등에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의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지난해 8월 6일 공포돼 올해 8월 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위반할 경우 과태료는 '3000만 원 이하'다. 주민번호를 실제로 유출하면 '안전성 확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물어 최대 5억 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주민번호 수집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법 시행 방침에도 부산지역 상장사 45곳 중 75.6%인 34곳은 채용과정에서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을 지키지 않았다. 특히 조사대상 45개사 가운데 채용을 진행하면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고 생년월일 등 기본 정보에 대한 수집 동의를 묻는 기업은 한 곳에 불과했다. 안전행정부 개인정보보호과 이갑준 사무관은 "정부 의도와 달리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기업은 (주민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기관 경각심 제고 시급
부산시와 구·군, 시 산하 직속기관과 출연기관 등 지역 기관의 주민번호 수집 관행도 여전했다. 이들 공공기관 등은 개정 법이 시행된 이후 홈페이지 회원 가입 등 외부로 드러난 부문에서는 아이핀과 같은 대체수단을 도입했다. 하지만 각종 서식이나 민원 신청서 작성 등에서는 여전히 주민번호를 요구했다. 부산지방공단 스포원(Spo1)에서는 '꿈나래 어린이극장 사용 신청서'를 작성할 때에도 민원인 주민번호를 기입하도록 했다. 동래구에 위치한 복천박물관은 전시물 열람허가 신청서에 주민번호 기입을 의무화했다.
시 산하 여성회관의 경우 자원봉사자 신청 과정에서 주민번호가 들어간 신분증을 필수 제출 항목으로 규정했다. 또 여성회관은 수강생 우선모집 대상인 장애인에게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했다. 이 밖에 ▷부산시 승용차요일제 신청서 양식 ▷부산시 주민자치회위원 응모신청서 ▷장애인자동차 표지 발급 신청서 등에서도 주민번호 수집이 이뤄졌다.
다수의 전문가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준수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업·기관의 경각심 부족과 정부의 홍보 부족 등을 꼽았다. 아주대 정보통신대학 유승화 교수는 "도로명 주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처럼 다수의 기업이나 기관은 개인정보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관습적으로 이용객의 주민번호를 수집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액의 과태료 부과만으로는 주민번호 수집 관행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보보호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제도적인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안행부는 ▷개인정보보호법 홍보 다각화 ▷기업 관련 협회를 통한 가이드라인 전파 ▷홍보용 스마트폰 앱 개발 ▷한국인터넷진흥원을 통한 기업 컨설팅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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