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경제권역을 포괄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수도권 중심' 정책이 또다시 논란을 낳고 있다. 교육 대상 중소기업의 70% 이상을 수도권 업체로 채운 멘토링(경영 조언) 사업(본지 11월 3일 자 1면 보도)에 이어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한 '강소기업 키우기' 사업에서도 비수도권 홀대 정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업의 목적이 '규모는 작지만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기업 만들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진 사업의 운영 체계를 경영 위기에 쉽게 노출되는 비수도권 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본지 취재팀이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주관하는 '강소기업 키우기' 사업의 기업별 소재지 등을 분석한 결과 1기(2011년)부터 4기(올해)까지 교육 대상으로 선정된 33개사 중 동남권 기업은 부산의 덕신건업과 경남의 대건테크 등 2개사에 불과했다.
이 사업은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경련 경영자문단이 중장기 비전수립과 판로확대 방안 등을 자문해 준 뒤 '한국형 히든챔피언'(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2011년(1기) 8개사를 시작으로 ▷2012년(2기) 5개사 ▷지난해(3기) 9개사 ▷올해(4기) 11개사 등 총 33개 기업이 현재까지 전경련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전경련은 33개사와 관련해 4기를 제외한 1~3기 22개사 중 동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비수도권 기업의 수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남권의 경제규모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이어 전국 2위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나머지 31개사 상당수는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돼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경련이 이날 발표한 '제4기 강소기업 키우기' 선정 기업을 보면 총 11개 기업 중 서울(3곳)과 경기(3곳)가 절반을 넘었다. 충북(2곳)과 충남(2곳)을 포함할 경우 유사 경제권으로 분류되는 수도권·충청권 기업만 10곳에 달하는 셈이다. 나머지 1곳은 경남의 대건테크(전자부품 제조업)였다.
전문가들은 전경련이 전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만큼 상대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기업의 성장과 지역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교육에 대한 기회의 장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제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국장은 "전경련이 '지역의 균형 발전' 시각을 갖고 사업에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