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선박 예인작업 등 늘면서
- 피로 누적돼 업무 수행 어려움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제주도 서쪽 100마일 해상에서 동해어업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 무궁화 25호가 중국 어선 4척을 20㎞에 걸친 추격전 끝에 나포했다. 이들 어선은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해역에 들어 와 어획량을 70t가량 축소 보고한 뒤 국내 수역을 빠져나가려 했다. 이날 동해단 측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야간이나 악천후를 틈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단속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이 지난 16일 동해단을 순시 방문했을 때도 제기됐다. 동해단 어업지도선 탑승 직원은 "한 번 단속하면 현장에서 조서를 꾸미고, 항해 준비를 하는 등 정신이 없다. 단속의 손길이 구석구석 미치지 못한다"고 고충을 말했다.

20일 동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 승선 인원은 현재 274명으로, 정원(293명)보다 19명이 부족하다. 서해어업관리단도 단속인력 20명이 결원돼 있다. 이에 따라 어업지도선 1척당 1명꼴로 결원이 발생해 지도 단속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크고, 승선 직원의 피로도가 높다. 여기에 최근 잇따른 선박 사고로 구조 예인 업무의 비중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어업관리단의 중국 어선 단속 건수는 99건으로, 2011년(191건) 2012년(179건) 2013년(190건)보다 훨씬 저조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와 형평성을 고려한 수준의 인원 충원이 절실하다는 게 동해단의 주장이다. 동해단에 따르면 1000t급 선박을 기준으로 해경 경비정에 40여 명의 인력이 고정 배치되는 데 비해 관리단 어업지도선에는 15~17명이 탑승해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업무수행 선박도 해경이 301척이지만, 어업지도선은 34척뿐이다. 단속 실적은 어업지도선이 2008년 16척에서 2012년 176척으로 늘어 해경 경비정(2008년 416척, 2012년 291척)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하지만 조직의 비대화를 경계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수산 관계자는 "인력을 늘리는 게 최선은 아니다"며 "해경과의 중첩 업무를 정리하고 문제가 심각한 어업분쟁 지도, 원양조업 감시 쪽으로 특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