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2009년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6년 만에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이로써 거래소는 글로벌 금융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자율성이 강화돼 해외사업 추진과 신규사업 확대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파생상품시장을 중심으로 한 부산의 금융중심지 기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 방문규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골자로 하는 '2015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기재부 공공정책국 김용호 제도기획과장은 "법률상 독점적 사업구조가 해소됐을 뿐 아니라 방만경영 문제도 개선돼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요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기존의 자본시장법이 대체거래소(ATS)의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2013년 개정된 데다 지난해에는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에서도 제외돼 공공기관 자격을 유지할 만한 근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다만 기재부는 해제 결정 이전까지 '방만경영 재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점을 감안해 금융위원회가 거래소 경영을 관리·감독하는 것을 전제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향후 거래소를 둘러싼 방만경영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경우 재지정을 암시하는 대목으로도 볼 수 있다. 김 과장은 "금융위가 경영공시나 경영평가 등을 관리해 방만경영 재발을 막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소 본래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운위 결정으로 거래소는 2009년 부여된 공공기관 자격에서 벗어나 해외 연계거래와 대내외 신규사업 창출, 조직체계 개편 등의 분야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거래소는 경쟁력 강화와 기업 유치 확대 등을 위해 유가증권시장본부와 파생상품시장본부에 마케팅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 역시 국제적인 파생상품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 김태혁(경영학과) 교수는 "파생상품 개발의 원동력은 자율성과 유연성"이라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독립적인 자율경쟁이 가능해져 세계적 트렌드에 맞는 신상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