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최근 5년간 유치한 역외기업 가운데 상시고용 인원 20명 미만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5년간 34개 역외기업을 지역으로 유치(신증설 제외)했다. 그런데 이들 업체 가운데 상시고용 인원 20명 미만 기업은 없다. 유치 업종 역시 제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채용 인원이나 설비투자 규모가 작은 IT 업종은 거의 없다. 아무리 성장 잠재력이 커도 규모가 작은 IT 업체들에는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지원 문턱이 너무 높은 탓이다.

지방투자촉진 보조금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국내 복귀기업·신증설 투자기업·개성공업지구 현지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비와 시비를 각각 65% 대 35%로 매칭해 지원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입지투자금액의 30% 이내, 설비투자비 12% 이내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 부산시가 제공하는 투자진흥기금 지원도 있지만 5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기업만 장기 임대부지 제공, 현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어 소규모 IT기업들에는 그림의 떡이다.

더구나 올해는 산업자원부 고시에 따라 부산시가 심사 기준을 정성적 평가 여지를 줄이고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되도록 정량적 평가를 강화해 더더욱 소규모 기업이 기회를 가지기 어려워졌다. 인력 채용규모나 재정 상황 등만 평가 기준이 되면 성장 잠재력 기준은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어진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까지 확대하면 좋겠지만 사후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간에 부도나고 폐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더구나 소규모 업체들은 부산시 심사뿐 아니라 산업부 타당성 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신용평가가 안 나와서 60점 이상 통과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규모가 작은 게임업체 3곳을 유치해 자금 지원을 했다가 이후 설비와 인력 투자가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아 환수 조치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경우 담당 공무원도 징계를 받기 때문에 지자체로선 최대한 위험을 회피해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방투자촉진보조금 문턱이 높아 IT업체들은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산업부에 지속 건의해 올해부터 제조업의 경우 설비투자비 7억5000만 원당 1점인데 지식서비스산업의 경우 2억 원당 1점으로 점수 체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작아도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 있다면 지원이 가능하도록 방법을 최대한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 최근 5년간 부산시 기업유치 현황  ※2015년은 심사 중 연도 기업수 구분 업종 2010년  8개사 역외기업 8개사 게임 3,  IT 1, 제조 4개사 2011년  8개사 역외기업 8개사 IT 2, 제조 6개사 2012년 18개사 역외기업 8, 신증설 10개사 게임 1, 제조 17개사 2013년  7개사 역외기업 4, 신증설 3개사 IT 1, 제조 6개사 2014년  9개사 역외기업 6, 신증설 2, 개성공단 1개사 IT 1, 영상 1, 제조 7개사 2015년  4개사 역외기업 1, 신증설 3개사 제조 4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