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던 소비심리가 메르스 여파로 다시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6포인트나 떨어진 99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2월(9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심리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메르스 사태가 이달 들어 본격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르스 첫 사망자가 지난 1일 발생한 이후 2, 3, 4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놀이동산과 영화관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소비자의 발길이 끊기는 등 내수악화 현상이 뚜렷해졌고, 이것이 지수에 반영된 것이다.
CCSI는 매월 중순 전국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산출하는데, 이 수치가 100보다 작으면 앞으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CCSI는 지난해 말까지 하락하다가 올들어 1, 2월 연속으로 오른 뒤 3월에 다시 하락했다. 이후 4, 5월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이달에 다시 급락했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 취업기회 전망, 금리수준 전망, 저축전망, 임금수준전망 등의 지수도 일제히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지수의 구성항목 중에서는 교통·통신비가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고, 의료·보건비는 전월과 같았지만 나머지 7개 항목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전월 79에서 14포인트나 떨어진 65로 조사됐다. 이는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경기전망지수도 전월 91에서 이달 79로 12포인트나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