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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당선인이 지난 3일 자신의 꿈과 IMO 비전에 관해 소신을 밝히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여객선 안전대책 등 정비 필요
- 선진국-개도국 이해관계 조정
- 런던 사무국에 관사 마련 요청
- 꿈·비전 세워 노력해 목표 이뤄
수도(首都)에는 대통령이 산다. 부산이 지난 10여 년간 해양수도를 표방해온 저력에 힘입어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해양대통령'을 배출했다. 세계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당선된 임기택(59) 전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주인공이다.
임 당선인은 3년 임기의 BPA 사장직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퇴임했다. 내년 1월 IMO 사무총장 취임에 앞서 오는 11월께부터 영국 런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임 사장은 런던에 관사가 없어 IMO 사무국에 관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역대 IMO 사무총장 8명 가운데 런던에 집이 없는 '변방' 출신은 임 당선인이 처음이다.
임 당선인은 퇴임사에서 "꿈을 향해 노력하는 이에게 꿈은 곧 현실이 된다"는 의미 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본지는 지난 3일 오후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 내 부산항대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새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5층 라운지에서 임 당선인을 만났다.
임 당선인은 "IMO 사무총장 선거운동 기간 세계 28개국을 돌면서 부산과 부산항 브랜드가 지닌 엄청난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부산시민이 자부심을 가지고 서울만 쳐다보지 말고 바다로 눈을 돌려 해양수도이자 글로벌도시 부산 브랜드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거 과정에서 세계 6위의 글로벌 허브 항만인 부산의 덕을 많이 봤어요. 외국의 해양 분야 고위 관료를 만나 보니 서울은 몰라도 부산은 알더라고요. 부산은 자연조건과 도시환경 측면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글로벌한 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으니 잘 발전시켜야 합니다." (부산시는 한국인 첫 IMO 사무총장 탄생을 계기로 부산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해양수산 분야 국제기구를 유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강국이 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임 당선인은 "영국에 IMO 한국대표부를 만들고 한국에 IMO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여객선 안전 등 미흡한 부분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1위의 조선산업·세계 6위의 해운산업 위상에 걸맞지 않는 분야를 손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우수한 해양 체계와 역량, 발전과정을 개발도상국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전수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MO 사무총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과제 두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충돌을 최소화하고 공동선을 위한 동반성장과 화합의 문화를 닦는 거에요. 둘째는 임기 중인 2019년이면 IMO 설립 60주년이 되는데 북극항로 문제를 포함해 IMO가 미래에 해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것, 즉 정체성과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거죠."
임 당선인은 자신을 키운 팔 할이 꿈과 비전이라고 했다. 다른 후보와 비교해 뒤늦게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지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새롭게 변모할 IMO에 관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1998~2001년 IMO 연락관을 하며 IMO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당시 한국의 국제적 역량이 제한적이었지만, 위상이 커지면 언젠가는 한국인 사무총장이 탄생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어요."
이런 꿈이 행정고시 중심의 공직사회에서 선박직 사무관 특채라는 한계를 뛰어넘게 해줬을지도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선박직이라 한눈 팔지 않고 해사 분야 전문성을 키우고 유엔(UN) 해양법을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IMO 사무총장이 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임 당선인은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청년에게 "목표를 가지고 영어실력을 꾸준히 쌓고 글로벌 이슈에 관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꿈과 방향성을 잃으면 시련과 위기에 쉽게 무너진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임 당선인이 주창해온 '함께하는 항해'(A Voyage Together)가 기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