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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극지 허브로Ⅱ <2-3> 세계 극지도시를 가다- 북위 70도 북극권 최대 도시 노르웨이 트롬쇠

기관·연구소 프람센터로 모아 '북극 수도' 꿈꾸는 아문센 후예들

  • 정옥재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15-09-22 19:02:0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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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밤 10시께 노르웨이 극지허브인 트롬쇠 전경. 백야현상으로 밤인데도 어둡지 않다. 교각 왼편이 중심부 섬인 트롬쇠야. 정옥재 기자
- 1998년 수도 오슬로서 이전한
- 20개 연구소·북극이사회 입주
- 업무·프로젝트 연계 효율 상승
- 명실상부 '극지허브' 반열 등극

- 탐험가·역사 결합 스토리텔링화
- 박물관·정원 등 전시자료 집대성
- 포경선 개조 쇄빙선 란스호 눈길

노르웨이 트롬쇠는 북위 69도 40분에 위치한 북극권 최대 도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웨이 임시수도 역할을 했던 트롬쇠는 '트롬쇠야'라는 섬과 그 주변으로 이뤄졌다. 경치가 아름다워 '북극의 파리'로 불린다. 트롬쇠는 부산항에서 북극항로를 따라 유럽으로 향할 때 가장 먼저 닿는 항구이며 부산처럼 수산업 중심지이면서 크루즈 관광의 거점이다. 인구 6만 명에 불과한 이 도시는 고래잡이, 청어잡이 중심지였지만 최근 들어 극지허브로 바뀌고 있다.

■아문센 정신 곳곳에

노르웨이 트롬쇠 중심가에 위치한 로알 아문센의 입상.
트롬쇠에는 노르웨이 극지탐험가 로알 아문센(1872~1928)의 희생정신이 스며 있다. 트롬쇠 중심가에는 아문센의 입상이 우뚝 서 있다. 그의 동료였던 움베르토 노빌레가 1928년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에서 조난당하자, 아문센은 그를 구하러 트롬쇠에서 비행선을 타고 나갔다가 실종됐다. 아문센이 탔던 비행선 제작사인 라탕과 트롬쇠 시민들은 아문센을 추모해 그의 입상을 트롬쇠 중심가에 세웠다. 아문센의 희생이 극지허브의 출발인 셈이다.

■노르웨이 국왕 프람센터 건립

트롬쇠가 극지허브로 자리매김한 것은 국가의 의지가 컸다.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는 1998년 오슬로에 있던 각종 연구소를 트롬쇠로 옮겨 프람센터를 세웠다. 프람센터에는 노르웨이 극지연구소(NPI), 해양연구소, 국가연안위원회, 지질연구소, 문화유산연구소 등 20개 연구기관과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북극경제이사회 사무국이 입주했다.

군 지셀 야클린 NPI 홍보실장은 "많은 이들이 반대했지만, 정부는 극지와 연관된 역사를 지니고 있고 관련 연구가 진행됐던 트롬쇠에 극지 관련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NPI를 이주시켰다"며 "63명 가운데 6명만 트롬쇠에 왔지만 그 빈자리는 국제적인 과학자들이 메웠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은 트롬쇠에서 일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트롬쇠 프람센터 외관
프람(Fram)이란 '전진'이라는 뜻으로 아문센이 남극 탐험 때 타고 갔던 선박(프람호)과 남극탐험 때 기지 이름(프람하임)에서 따왔다. 얀 군나르 윈터 NPI 소장은 "프람은 노르웨이 극지 탐험사에서 매우 중요한 단어로 '미래를 바라보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프람센터 부속 건물로 '폴라리아'(수족관)가 있는데 이곳 시청각실에서는 '노르웨이는 스발바르 제도의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고 홍보한다. 폴라리아 건물은 벽돌 여러 장이 쓰러지는 모습을 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만난 뉴질랜드 건축가 린드새이 케네디(63) 씨는 "눈이 내리면 동화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쇄빙선 란스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종덕 미래전략연구본부장은 "트롬쇠는 북극권의 조용한 연안도시이지만 북극 문제와 관련해 지구에서 가장 바쁜 도시"라며 "내년에 10주년을 맞는 세계 최대의 북극 문제 논의의 장인 '악틱 프런티어'(Arctic Frontiers) 콘퍼런스가 열린다. 이곳에는 NPI도 있어 노르웨이는 이곳을 '북극수도'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트롬쇠에서 북극이사회 워킹그룹(작업반) 합동회의가 열렸다.

■북극대학교, 박물관들 통합 운영

노르웨이 트롬쇠 극지박물관에서 관람객이 전시물을 관찰하고 있다.
트롬쇠에는 극지박물관(The Polar Museum), 트롬쇠박물관, 식물정원, M/S 폴스예르나호 전시관 등 각종 극지 관련 박물관이 흩어져 있다. 이 박물관은 트롬쇠대학이 통합 운영한다. 이 대학은 2013년 8월 핀마르크대학과 통합해 노르웨이 북극대학교(UiT)로 재출범했다. 극지박물관은 ▷1600~1700년대의 스발바르 ▷물개, 북극곰 사냥 ▷아문센과 난센 ▷북극곰 사냥꾼 헨리 루디 등 노르웨이의 극지 탐험사를 트롬쇠 지역사와 연계해 스토리텔링했다. 트롬쇠박물관은 또 다른 극지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북극의 자연과 생활사가 전시됐으며 원주민인 사미족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트롬쇠 영주의 저택을 개조한 식물정원에는 스발바르의 북극 식물이 자란다.

기자가 이곳을 찾았던 올해 6월 말 트롬쇠 브레이비카항에는 노르웨이 쇄빙선 란스호가 북극 탐사를 마치고 정박했다. 야클린 실장은 "포경선을 개조한 란스호는 곧 퇴역하고 새롭고 큰 쇄빙선이 2017년 취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소장

- "기후변화 민감한 북극, 세계 공통적 연구통해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노르웨이 극지연구소(NPI) 얀 군나르 윈터(사진) 소장은 "기후 변화는 세계적인 지구 변화의 핵심이다. 지역적, 세계적으로나 기후 변화 연구의 핵심은 극지"라고 말했다. 그는 "북극은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는 해빙은 날씨 변화에 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한국 유럽 아프리카 등 모두에게 기후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NPI는 대기, 기후, 해양, 지질, 생물 등 자연과학의 모든 것을 연구하지만, 공통적인 연구 대상은 기후 변화"라고 덧붙였다. NPI는 프람센터(Fram Centre)의 핵심 기관이다. 프람센터의 정식 명칭은 '프람-고북극권 기후환경 연구센터'(FRAM-High North Research Centre for Climate and the Environment)다. 프람센터는 윈터 소장이 공모를 통해 제안한 이름이다. NPI는 북유럽 학제 간 극지연구의 중심으로 떠오른 상태다.

취재진이 "NPI는 어떤 공헌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자신의 서재에 있던 ▷2013년 북극해 산성화 개요 ▷북극의 눈, 물, 얼음, 영구동토층 ▷2007년 북극 원유와 가스 ▷2009년 북극해 항행 평가서 ▷2009년 북극 오염 ▷북극의 기후변화 결과 등 북극이사회(북극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에 제출한 보고서들을 꺼냈다.

NPI는 쇄빙선 란스호를 북극에 보내 올해 1~6월 한국 과학자들을 태우고 해빙 탐사를 진행했고 내년 4월까지 10개국 과학자들과 함께 사상 최대의 북극 탐사를 한다. 그는 "NPI는 해마다 프람센터와 함께 합동 연구 결과물을 만들고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교육, 소통, 연구, 회의를 진행하고 정부 부처 간 연구를 조율한다"고 강조했다.


트롬쇠=정옥재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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