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불면증·소화불량 경험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월동대원들은 생체리듬이 깨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1년 365일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가 뜨지 않는 극야(95일)와 해가 지지 않는 백야(100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남극은 눈과 얼음으로 둘러싸인 신비스러운 곳으로 비치지만, 생활하는 이에게는 혹한과 어둠을 견뎌내야 하는 극한 공간임을 보여준다.
25일 본지가 최근 1년간 남극에서 생활한 장보고기지 2차 월동대의 의료담당 대원 최병석 외과 전문의에게 물었더니 기지 내 병원을 찾은 대원 중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수면제를 가장 많이 처방해줬다고 대답했다. 최 대원은 "극야 중 해를 볼 수 없어 실내에서 시계만 보고 생활하고, 백야 기간에는 종일 해가 떠 있어 밤늦게까지 활동하므로 생체리듬이 깨져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극야 기간 대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우울증을 앓는다고 최 대원은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통 질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원은 "추우니까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그만큼 많이 먹지만 실내에서 생활해 운동량이 부족하다 보니 소화불량에 잘 걸린다"고 전했다.
2차 월동대 조리담당 대원 이희영 요리사는 추위로 신체의 에너지 소모가 많아 저녁에 고기반찬을 자주 해주는 등 대원들의 기력을 보충하는 데 신경을 썼다. 이 대원은 "남극 특성상 1년 치 식자재 대부분이 냉동 컨테이너로 한 번에 들어와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쉽지 않지만, 흑염소 스테이크를 비롯한 다양한 보양식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콩을 불려 두부를 만들고 누룩으로 막걸리를 직접 빚었으며 팥을 삶고 빙하를 캐서 빙하 팥빙수를 만들어 먹었다"고 덧붙였다.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