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조선 일부업체는 이탈

외국인 자금의 이탈 우려를 불러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부산지역 상장사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주일간 이들 상장사에서는 우려와 달리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주가 역시 1% 넘게 오르는 등 미국발 대형 악재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세'와 궤를 같이하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방기금 금리를 올린 지난 17~23일까지 외국인은 부산지역 상장사 72곳(우선주 제외)에서 총 55억6019만2626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72개사 중 68.1%에 달하는 49곳이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S&T모티브(80억1258만 원)였다. 하이록코리아 역시 20억4203만 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순매도를 나타낸 23개사 중에서는 BNK금융지주(-62억3955만 원)의 외국인 자금이탈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72곳의 총주가도 142만4671원에서 144만5845원으로 1.49%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상승 폭(1.07%)보다 0.42%포인트 큰 수치다. 72곳 중 48곳의 주가가 올랐다. 한창(38.06%) 대창솔루션(27.77%) 광진실업(20.84%) 동성화학(12.02%) 등의 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 가운데 한창은 주가 급등과 관련해 전날 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 요구를 받기도 했다. 한창은 답변 공시에서 "시황변동에 영향을 줄 만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상장사의 증시지표가 미국발 악재로부터 흔들리지 않은 것은 금리 인상이라는 정책 이벤트가 1년 내내 시장에 선(先) 반영된 데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17일 이후 오히려 말끔하게 제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부산 상장사뿐 아니라 지난 1주일간 국내 증시의 안정세를 증명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철강·조선 등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표적 피해 업종과 관련해서는 제낙스(철강·-2억6989만 원) 한국선재(철강·-1억2948만 원) 오리엔탈정공(조선부품·-1083만 원) 등 일부 상장사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겪었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백충기 수석연구위원은 "금리인상이 이미 예고가 돼 있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이벤트가 아니었다"며 "현재로써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침체가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