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결제 늘며 잠자는 동전
- 재활용 위한 '티끌' 개발
- 9월 출시…전국 진출 계획
- 편의점서 동전 앱에 적립
-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
- 차경진 대표 대학시절 창업
- 자판기용 결제 모듈도 준비
카드 사용량이 늘고 전자결제가 보편화 되면서 동전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지 오래다. 모아놓은 동전을 사용하자니 지갑에 넣고 다니기도 불편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국내 동전시장의 규모'를 조사한 결과 저금통 속 죽은 동전은 총 215억 개로, 금액으로 따지면 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데 잠자고 있는 동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부산의 한 20대 청년 CEO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애물단지 동전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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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피엔솔루션 본사 사무실에서 차경진 대표(사진 오른쪽)가 직원과 모바일 앱 서비스 '티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잠자는 동전 활용 앱 '티끌' 개발
피엔솔루션(부산 해운대구)은 부산의 주목 받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로 금융과 IT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금융서비스)와 관련해 제품 개발을 완료한 몇 안 되는 지역 업체이기 때문이다. 피엔솔루션은 모바일 동전 적립 서비스 '티끌(TIGGLE)'을 개발해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동전을 가까운 편의점 등 소매점에 가져가면 모바일 앱에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피엔솔루션 차경진 대표는 "앱에 적립된 동전은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며 "계산 후 발생한 거스름 동전도 앱에 바로 적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 KT가 운영하는 기프티쇼와 제휴를 완료해 편의점 3사는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100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동전 적립 앱을 개발한 업체는 국내에서 피엔솔루션이 유일하다. 부산의 대학교,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친 후 전국 진출도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동전 발행과 관련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면서 동전 활용 아이템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동전 사용량이 줄면서 불필요한 제조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모바일을 활용해 주머니 속 500원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개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동전 사용량이 줄고 있는데 앱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지는 않을까. 피엔솔루션은 티끌 앱과 함께 개발한 자판기용 스마트결제 모듈이 이 업체의 '킬러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주로 현금결제가 이뤄지는 자판기에 스마트결제가 가능한 하드웨어 모듈을 설치해 티끌 앱에 적립된 동전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피엔솔루션은 이 '스마트폰 지급 결제서비스와 연동되는 자판기용 결제 모듈'로 '부산시 미래성장동력 사업' 육성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서비스를 위해 피엔솔루션은 부산의 대형 자판기 관리 업체와 협력해 지역의 대학교를 중심으로 집중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학내 자판기의 경우 활용도가 높고, 이용자층이 20대 젊은 층이어서 스마트폰 앱에 대한 친숙도도 높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내년 초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24세 젊은 CEO 업계 주목
차 대표는 대학 재학 당시 회사를 창업한 젊은 기업인으로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차 대표는 올해 24세로, 대학 4학년인 지난해 7월 피엔솔루션을 설립했다. 기계공학 전공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든 계기는 그가 2014년 캄보디아 코트라 무역관으로 인턴활동을 하면서였다. 차 대표는 "캄보디아는 달러와 자국 화폐인 '리엘'을 함께 쓰는데, 달러를 주면 잔돈을 리엘로 바꿔준다. 귀국하니 동전을 환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대부분 쓰지 않고 방치해뒀다"며 "해외에 다녀오면 현지 외화 동전이 남기 마련인데, 이 동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티끌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공항에 환전 자판기를 설치해 피엔솔루션의 자판기용 결제 모듈을 통해 외화 동전을 환전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차 대표는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동전 적립 앱 개발에 나섰다. 학업과 제품 개발을 병행하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해양대 교수님의 도움으로 링크(LINC)사업단의 사무공간을 빌려 연구실로 활용했다. 창업 멤버들은 취업을 택해 회사를 나가고, 차 대표는 또 다시 직원을 구해 회사를 재정비해야 했다. 올해 들어서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제공하는 입주공간을 얻고, 해양대 연구실을 오가며 함께 사용하고 있다. 차 대표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학생 신분으로 뛰어들다보니, 시행착오도 많고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며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은 창업인턴제도 등 경험을 쌓고 도전해보길 권한다"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