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사물 인터넷 연결된 시대
- IoT 보안은 개인 생명·재산 직결
- 보안 OS·칩 탑재한 플랫폼 개발
- CCTV 밀어내고 점차 확산
- IP카메라에도 보안 기술 적용
-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 부푼 꿈
'냉장고 스크린에서 요리법을 검색해 산지 직송 재료를 주문한다. 웨어러블 기기로 심박수와 운동량을 측정한다. 보일러를 끄지 않고 외출해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일상의 모습이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열렸다. 생활의 편의가 높아졌지만 그만큼 보안 위험은 더 커졌다. 표준화되지 않은 수많은 기기들이 네트워크에 접속해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큐브바이트㈜(부산 해운대구)는 부산에서 설립해 기반을 닦고 있는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보안설계 전문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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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큐브바이트 본사 사무실에서 이성준 대표가 직원들과 보안 프로그램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IoT 디바이스 보안 전문 업체
큐브바이트 이성준 대표는 IoT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화타 3형제 이야기'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중국의 명의 화타는 3형제 모두가 의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위나라 임금이 화타에게 '형제 중 누가 가장 병을 잘 치료하는가' 묻자, 화타는 '큰 형님'이라고 답했다. 막내인 자신은 환자의 병이 커져 고통을 받을 때 병을 돌보고, 둘째 형은 병세가 미미한 상태에서 병을 알아보고 치료하며, 큰 형은 병세가 있기도 전에 발견해 사전에 원인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정보 보안도 마찬가지"라며 "보안사고로 개인의 재산이나 생명에 피해를 입기 전에 보안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IoT 보안이 '개인의 재산과 생명'과 관련 있다고 하는 것은 IoT가 그만큼 생활 깊숙이 침투해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 해외에서 발생하는 IoT 보안 사고의 대부분은 의료기기 오작동이다. 과거에는 병원 내부만 네트워크로 연결됐지만, 지금은 병원 시스템과 의료기기들까지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다. 이 말은 외부에서 병원 내부의 의료정보를 빼돌리고 심할 경우 의료기기를 고의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가 안보에도 위협을 줄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확산되면서 해킹 가능성이 높아져 국가의 전력망에 대한 침입 위험도 높아졌다.
이처럼 IoT는 네트워크의 상부부터 말단까지 연결돼있어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하지만, 아직 완벽한 보안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IoT 보안이 기존 IT 보안과 다른 점은 '기기 보안'을 요한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전통적인 IT 보안기술은 각종 보안사고를 계기로 공격 패턴을 추출해 차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IoT는 기기가 다양해 보안기술을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PC나 모바일 앱과는 OS(운영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큐브바이트는 하드웨어인 자체 보안 OS와 함께 하드웨어 보안칩을 탑재하는 방식의 보안 플랫폼을 개발했다.
■'IP카메라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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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브바이트의 TPM 보안모듈. |
큐브바이트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IP 카메라' 시장이다. IP(인터넷프로토콜) 카메라란 인터넷에 연결돼있어 PC나 모바일 등의 기기로 즉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카메라다.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을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 주로 방범용으로 사용된다. 이 대표는 "길거리에 설치돼있는 CCTV(폐쇄회로TV)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폐쇄된 TV'로 보안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CCTV 설치 대수가 늘어나면서 연결망이 맞물리게 돼 보안성이 약화됐다. 관공서가 설치한 CCTV만 전국에 50만 대 이상으로 집계된다"며 "앞으로 CCTV는 IP카메라로 점차 대체될 것이며, 이 IP카메라에 보안기술을 포함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IP카메라가 IoT 디바이스 중 가장 흔한 유형이라는 것도 공략 이유 중 하나다. 이 대표는 "현재는 주로 중국산 IP카메라가 보급돼있는데, 이는 외부에서 접속했을 때 문을 열어주는 '백도어', 즉 해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내 IP카메라 보안 시험규격개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관공서에 공급되는 IP카메라 제조사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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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준 대표 |
이 대표는 2014년 12월 부산 본사의 큐브바이트를 설립했다. 서울 등 수도권 IT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IoT 디바이스 보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부산에 회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그는 "부산에 보안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보안기술, 특히 IoT 보안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전 직원 19명인 큐브바이트는 개발자만 14명에 달한다. 부산대학교 사물인터넷연구센터와 산학협력을 맺고 인력 교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IP카메라와 의료기기,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최고의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도록 열심히 뛸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큐브바이트는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실시하는 지역 중소기업 연구개발지원사업인 '미래성장동력 육성사업'의 지원 기업 중 한 곳이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