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선 "초기 근시안적 결정이
- 지금까지 혼란·불편 야기" 비판
선박의 부산항대교 하부 통과 높이 제한이 현재의 60m에서 초대형 크루즈선의 통항이 가능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이에 그동안 컨테이너 전용 감만부두로 가야 했던 초대형 크루즈선들의 북항 재개발지역 내 새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진입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리는 그대로 있는데, 사람이 정한 수치만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며 지난해 1월 정부 고시 당시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3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도선사회 등 관련 기관 및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항대교 통항 높이 실시간 계측 서비스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용역을 맡은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까지 6개월간 부산항대교 중앙 부분의 수면에서 다리 상판까지 거리를 정밀측정한 결과 최저 66m에서 최고 67.5m로 나왔다"며 "60m인 현재의 통과 제한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4m만 상향될 경우 아시아 최대인 16만8000t급 퀀텀 오브 더 시즈호와 어베이션호(각 높이 63m), 13만8000t급 마리너호(63.45m) 등 초대형선 4척이 부산항대교 밑을 통과할 수 있다. 이들 4척의 올해 부산항 기항 횟수는 약 70회로 전체 28척의 부산항 총 기항 횟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승객 수는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보고회에 참석한 부산항도선사회 양희준 회장은 "도선사회에서 제한 높이를 어느 정도 상향할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지금 정확한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다"며 "이달 중 최종 입장을 정해 부산해수청과 BPA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선사회가 입장을 내놓으면 부산해수청은 선박 입·출항에관한 법률에 따른 '부산항 항법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새로운 높이 제한 규정을 고시할 수 있다. 다만 부산해수청이 새로운 고시를 할 것인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퀀텀호를 비롯한 모든 크루즈선의 부산항대교 통과 가능 높이인 64m 이상으로의 변경 고시를 희망하고 있는 BPA는 높이 제한이 상향되면 중앙 부분의 수위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도선사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부산항 일각에서는 "고작 8만t급 수준으로 건립된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의 확장 공사를 앞두고 몰려드는 크루즈선의 수용에 비상이 걸린 해양항만 당국에서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수치 변경에 나섰다. 고시 당시부터 너무 낮게 잡아 혼란과 불편만 야기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높이 63m 크루즈선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란은 있었다. 그러나 2014년 4월 대교 완공 시점과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한동안 시대적 화두가 '선박 안전' 우선이었던 점, 초대형 선박의 대형 교량 근접 통과 경험이 없던 국내 도선사들의 심리적 안정도 등을 고려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며 "순차적 조정에 대해 관련 기관 및 단체 간 공감대는 있었다"고 밝혔다.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