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NG벙커링·수송망 확충
- 부산항 개발육성 용역 착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인해 부산항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부산 신항 개발전략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진해운이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15%인 연간 260만TEU(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 단위)가 이탈하고 한진해운 때문에 기항했던 얼라이언스 내 중국 선사들이 부산항을 들르지 않을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부산신항의 장기적인 시설수급 분석, 수송망 확충, LNG 벙커링 등 인프라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부산항 메가포트(Mega-port) 육성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해수부는 토목설계업체인 (주)세일종합기술공사(서울 영등포구) 등 3개사에 용역을 맡겼다.
이번 용역은 북항 컨테이너부두의 폐쇄와 신항으로의 물동량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는 데다, 개발 업체들이 용역을 주도해 구시대적인 개발 위주의 전략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또 이번 용역안에 포함될 LNG 벙커링 기지는 신항 입구에 들어서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신항 이용 선사들에게 위협이 될 전망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신항 인프라는 100% 가동되고 있다. 장기 구상을 하려면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며 "부산항을 세계 2대 환적 거점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비전과 세부 추진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 류동근 해운경영학부 교수는 "한진해운이 어려워지면 물동량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시설의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 또 터미널 운영사들이 하역요율 인하를 위한 출혈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정부는 물동량 이탈을 막으려면 국적선사를 살리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신항 물동량이 급증했던 것은 국적선사들이 해운동맹체 활동을 통해 환적화물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한진해운 뿐 아니라 현대상선도 위험한 상태여서 향후 부산 신항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세계 1, 2위인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2M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계약이 아닌 업무협약(MOU) 형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2M에서 퇴출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은 근해선사로 주저앉아 부산신항은 국적 원양선사 없는 항만으로 전락하게 된다.
한편 해수부는 이와 함께 환적화물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7일 부산항과 광양항에 총 101억 원 규모의 환적화물 인센티브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해운전문가는 "인센티브 지급 확대 정책은 외국 선사들을 배불리는 데 사용될 뿐이며, 국적 해운사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은 채 퍼주기 방식으로 물동량을 유지한다면 영원히 인센티브를 철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옥재 이승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