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 불확실성 부각, 투자 위축
- 코스피 'W자' 흐름 이어갈 듯
- 건설·안전자산주 등 수혜 예상
-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과 밀접
- 저가매수 기회지만 신중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이후 국내 증시가 살얼음판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일 2%대의 하락률을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2000선으로 뛰어 오르며 '트럼프 쇼크'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그 다음 날에는 다시 곤두박질치며 1980선 중반대에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급격한 'V자 반등'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울상을 지을 필요는 없다. 트럼프 당선 이후 오히려 수익률 상승이 예상되는 수혜주가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미국 대선 이후 예상되는 증시 흐름 ▷수혜 업종 및 관련 종목 ▷투자 전략 등을 알아봤다.
■코스피 'W자 흐름' 전망 우세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날이었던 지난 8일 2003.38(이하 종가 기준)에서 9일 1958.38(-2.25%)로 곤두박질쳤고, 10일에는 2002.60(+2.26%)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1% 하락한 1984.43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24.19(+0.32%) ▷599.74(-3.92%) ▷623.23(+3.92%) ▷621.89(-0.22%)를 나타내며 코스피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미국 대선 이후 두드러진 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흐름과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와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재부각돼 외국인 등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코스피는 'W자 형태'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홍춘욱 연구원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강세 흐름이 예상되지만 단기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발언, 환율 변동성 등에 따라 코스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제약·건설·방산주 주목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주 ▷제약 관련주 ▷건설주 ▷방산주 ▷안전자산주 등을 '트럼프 수혜주'로 꼽고 있다. 이들 업종이 미국 내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와 금융업 규제완화, 재정지출 확대, 건설 및 인프라 투자 확대 등 '트럼프 공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금융주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금융 관련 공약이 시장의 금리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 덕에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인 대출과 예금금리 차이(예대 마진)가 벌어져 수익성이 좋아진다. 하나금융지주(5.05%)와 신한지주(7.17%), BNK금융지주(4.94%) 등의 주가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거래일간 최대 7%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으로 같은 기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11.24%(7470원→8310원)나 올랐다. 이 밖에도 제약주인 한미약품은 5.87%, 동남권 방산주인 한국항공우주는 10.67% 상승했다. 한화테크윈(11.49%)과 포스코(2.89%), 현대건설(4.49%)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되는 두산밥캣 역시 북미 시장에서 60% 이상의 매출을 올려 인프라 투자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가 매수'는 신중히 결정해야
'트럼프 리스크'라는 돌발 변수로 주식시장이 과도한 조정을 겪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흔히 보텀 피싱(bottom fishing)으로 불리는 이 투자 기법은 주가가 바닥(bottom)으로 떨어졌을 때 매수한 뒤 해당 종목이 반등하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다. LIG투자증권 지기호 리서치센터장은 "기관의 매수세와 연말 배당 등을 고려할 때 저가 매수 환경은 이미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 역시 "리스크를 감내할 용기가 있는 투자자들은 이번 조정을 이용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저가 매수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약한 정치적 기반을 고려할 때 현재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까지 8주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자국의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당선에 따른 주가 급락은 저가 매수의 기회가 아닌 또 다른 불확실성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급적 올해 말까지는 주식투자의 비중을 줄이고 트럼프 정부의 정책 윤곽과 불확실성 해소를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