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공구 내 디자인 상품 판매점
- 관광객이 SNS로 사진 보내면
- 머그컵, 거울 등에 찍어내 제작
- 지역 예술인 작품 담은 상품도
- "관광지 대신 부산 문화 반영
- 지역 작가들 작품 한데 모은
- 역사·문화 소통공간 만들고파"
청년 창업가들이 모인 국제시장 6공구에서 지역 문화의 거점을 향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이나 먹거리 판매 공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예술가들이 모여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매하며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을 녹여가는 형태도 나타나는 것이다. "예술인은 배가 고파야 한다"는 오래된 명제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했던 젊은 예술가는, 차라리 가게를 열어 후배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선배들로부터 내려왔던 전통을 바꾸려 한다. '강냉이 구멍가게' 옥진화(32) 대표는 "작품 팔이를 위한 가게를 연 것에 대해 응원하는 선배도 있지만, 예술에 상업이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나무라는 선배들도 있다"며 "후배 작가들의 작품이 사장되는 게 아까워 작품을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시민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옥 대표는 판화 전공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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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시장 6공구 2층 강냉이 구멍가게에서 고객이 배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단순 관광상품 판매는 'NO'
강냉이 구멍가게에서 파는 배지와 머그컵에는 모두 사진이 들어가 있다. 사진에는 관광객의 얼굴이 포함돼있다. 카카오톡에서 '강냉이 구멍가게'를 검색해 친구로 등록, 사진을 전송하면 그 자리에서 상품이 만들어진다. 옥 대표는 관광객의 사진을 컴퓨터로 처리해 출력한 다음 머그컵과 배지, 거울 등에 찍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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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진화 대표 |
하지만 옥 대표가 주력하는 사업은 따로 있다. 지역 예술인의 작품을 받아 엽서나 마그네틱, 거울 등에 담는 것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이나 용두산 공원, 광안대교 등 관광 명소를 그대로 그린 작품 대신, 지역 예술 작가가 그린 독특한 작품들이 상품에 그대로 찍힌다.
옥 대표는 "관광 명소를 그린 작품 대신 지역 문화나 감성이 반영된 작품을 받고 있다"며 "관광 명소를 만드는 과정은 랜드마크보다 그 지역의 느낌을 반영하는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 대표가 차린 가게의 소품에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그려진다. 즉, 언젠가 유명세를 탈 수도 있는 작가의 작품이 담긴 상품을 고객이 사들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작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작품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이 옥 대표의 상품을 통해 이뤄진다.
옥 대표는 대학 후배들의 작품 또는 부산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받아들여 강냉이 구멍가게에 전시하고 있다.
■예술인 '밥벌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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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예술인의 작품이 녹아든 강냉이 구멍가게 상품들. 서순용 선임기자 |
옥 대표는 동아대 미대 학사와 석사 과정을 거쳤다. 이 기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옥 대표는 진로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예술인이 처한 금전적인 문제가 결국 예술을 포기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걱정에서다.
옥 대표는 졸업 이후 사회적 기업 오픈아츠 프로젝트에서 미술감독을 하다가 2015년 '아트 플랜트'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예술 영역에서 새싹을 키우겠다는 의미를 가진 이 법인은 지역 예술인의 작품을 끌어모아 판로를 열어 예술인의 밥벌이를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국제시장 강냉이 구멍가게는 '아트 플랜트'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진 기지다.
국제시장에 들어선 강냉이 구멍가게는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관광객이 많지만, 국제시장 6공구 자체가 관광객을 끌어모을 콘텐츠가 없으므로 작가들의 활동 여부에 따라 국제시장을 관광 명소로 키울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특히 프리마켓 등 외부 행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방식은 작가들이 행사 성격에 따라 작품군을 구성하는 단점이 있지만, 강냉이 구멍가게에는 그리고 싶은 작품을 자유롭게 보내게 해 작가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표현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옥 대표는 "30년 미래를 그리는 과정에서 강냉이 구멍가게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중구 원도심권 일대에 3층짜리 건물을 만들어 골목길에 숨겨진 역사적 공간 특성을 그린 상징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옥 대표가 꿈꾸는 3층 건물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모이는 소통 공간이 되는 것이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