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6월 사상 최저인 1.25%로 금리를 인하한 뒤 11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새 정부 정책을 비롯한 국내외 변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한은 이주열 총재는 25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는 소비 증가세가 여전히 미흡하였으나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새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뚜렷한 요인이 없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인 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오르는 등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할 필요성이 줄었다. 금리를 올릴 만한 유인도 크지 않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 차가 줄었지만 외국인 투자의 지속적 유입으로 국내 증시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려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부채나 새 정부의 경기 활성화에 부담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발표한 2.6%에서 올릴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 확산에 따른 수출과 투자 호조로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7월 (성장률) 전망 때에는 조금 상향 조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