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도시공사 2년 '허송세월'
- 새 사업자 공모 등 원점 회귀
테마파크와 함께 동부산관광단지(오시리아 관광단지) 핵심사업으로 기대됐던 피에르바캉스센터팍스(PVCP)사 리조트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부산도시공사는 기한 내에 보증금을 내지 못한 PCVP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했으며 오는 9월께부터 다른 사업자 모집을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사업이 최종 좌초되면 도시공사는 사업자에게 끌려다니다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4월 열린 오시리아 관광단지 투자유치 심의에서 PVCP사를 리조트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15년 MOU를 체결한 지 2년 만이었다. 당시 PVCP사는 새로운 리조트 디자인 콘셉트를 선보이는 등 진전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사업비도 당초 6000억 원에서 9000억 원대로 크게 올려 잡아 기대감을 더했다.
문제는 PVCP사가 보증금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5월 말까지 내기로 한 보증금 23억 원(토지매입대금의 1%)을 지금까지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도시공사는 PVCP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은 취소했으나 PVCP 측이 현장에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사업 의지가 있다고 보고 지금까지 사업자의 움직임을 지켜봐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증금 납부가 기약 없이 지체되면서 도시공사는 최근 PVCP사와의 협상과는 별도로 다른 사업자 공모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이달 중 PVCP 리조트를 제외하고 이케아, 테마파크 등에 대해서만 우선 조성계획 변경신청을 할 예정이다.
도시공사는 조성계획 변경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PVCP사의 리조트가 추진되던 부지에 새 사업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오는 9월께부터는 용역 등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경우 적정 업종 파악을 위한 검토 작업에 이어 새 사업자 공모도 진행해야 하는 등 모든 업무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해 사업 지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조트 부지 중 일부는 이미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있었음에도 PVCP사가 리조트에 편입시키면서 사업자가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도시공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도시공사는 테마파크 사업자 모집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업자가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리조트 사업에서도 이 같은 우를 반복하면서 대책없이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아시아 최초 진출이다보니 유럽자금의 선투입이 어려운 상황인데 국내 투자자 모집도 원활하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와 동시에 협상 결렬에 대비해 국내외의 다른 투자자 모집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