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우암부두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해양산업클러스터(단지) 조성 사업의 면적 규모가 애초 부산시의 요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우암부두 운영자인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시 간 유치 업종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면서 제대로 조성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 기업 유치를 위해 필요한 중앙정부의 지원 혜택이 지방세 감면 정도에 그쳐 업계에서는 ‘속 빈 강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부산항 우암부두와 광양항 중마부두를 해양산업클러스터로 지정한다고 4일 밝혔다. 해수부는 부산항과 광양항의 대상 구역에 총 450억 원(부산 277억 원, 광양항 123억 원)을 투입해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정보통신(IT) 등 타 분야와의 융·복합을 위한 연구시설, 사무시설, 상품진열실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우암부두 해양산업클러스터는 17만5931㎡ 규모로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까지 기반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해양산업클러스터는 2016년 11월 시행된 ‘해양산업클러스터법’에 따라 그간 물류시설로만 사용되던 항만시설(부두)을 해양산업 관련 기업이 연구·제조·유통 등 생산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부산시가 요구한 우암부두 인근 사유지인 ODCY(부두 밖 컨테이너 장치장)에 대해서는 토지 보상에만 3400억 원 이상이 소요돼 BC(비용 대비 편익)가 0.685에 불과해 제외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ODCY 지역이 결국 제외되면서 해양산업클러스터법 시행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입장이다. 또 우암동 일대가 재개발되고 있는데 ODCY만 슬럼화될 수 있고 재개발 붐으로 땅값이 상승해 향후 매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우암부두가 해양산업클러스터로 지정됐지만 이의 활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는 것도 문제다. 시는 ODCY 지역이 제외된 만큼 해양플랜트와 같은 대형 규모 시설보다는 요트·보트 수리업과 첨단 선박 부품 제조업 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암부두 운영자인 부산항만공사는 우암부두뿐만 아니라 7부두까지 이어지는 북항 재개발 계획에 맞춰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양산업클러스터 기반 시설이 올해 착공되지만 업종도 조율되지 않은 상태라 조성이 제대로 될지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을 통해 자유무역지역과 경제자유구역 수준에 상응하는 세제 혜택을 줘야한다고 말하지만 현행법에 따르면 해양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지방세 감면 정도에 그친다.
‘해양수도 부산 범시민네트워크’ 관계자는 “해수부가 해양산업클러스터 대상지 선정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역 발전을 연계해 유휴항만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북항 운영으로 인해 부산시민들이 겪었던 어려움도 많았던 만큼 북항 재개발 이익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