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는 시설·제도 모두 미비
- 23일 개최 IMO 법률위원회서
- 표준화 정책 등 논의 본격 착수
해운업계에 자율운항선박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IMO(국제해사기구)는 오는 23일부터 5일간 열리는 법률위원회에서 자율운항선박 관련 국제법과 표준화 정책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자율운항선박은 항법위성장치(GPS)와 적외선 카메라, 운항 관련 각종 센서 등을 이용해 선원 없이 목적지까지 운항하는 배다.
롤스로이스는 무인선박 개발 프로젝트인 AAWA를 주도하며 2035년까지 원양 선박의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선사 NYK도 내년 북미 노선에서 자율운항선박을 시범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선박 건조를 위해 자율운항 기자재와 시스템 개발 등 2022년까지 중형 자율운항 컨테이너선을 개발제작하고 실증 운항을 추진하기로 했다.
IMO는 자율운항선박이 향후 해운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제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연합(UN) 해양법에 따른 관할권과 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규정, 선원 일자리 문제, 환경보호, 선박 건조와 기술 요건, 선박보험, 사이버 보안과 테러에 대한 대비책 등이 주요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부산에서 열린 제35차 아시아선원노조정상회의(ASSM)에서도 자율운항 선박의 현재와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선원들의 일자리 위협에 대한 고용 안정화 대응방안이 주요 안건이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전 세계적 해운업계가 자율운항 선박 도입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해운·항만 산업 전반적으로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가포트인 부산항은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응해 항만 접안에 대한 기술과 시스템, 하역장비의 자동화로 인한 정보 전달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박 보험업계도 자율운항선박 도입으로 시스템 결함과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다른 선박과 충돌 시 상대 선박이 자율운항선박이고 보험 가입 선박은 기존 선박일 경우 고가의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보상 비용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자율운항선박의 경우 연료 기름 유출 시 통제가 어려워 오염에 대한 보상 비용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자율운항선박이 우리 해양·항만 산업에 큰 변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센서융합시스템, AI기술, 육상과의 연계 기술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장비의 표준화를 통해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업계 전문가는 “선원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기관들도 기존 항해기술보다는 IT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항해 기술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무인자동차의 사례처럼 선박 오작동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제조사 및 운영사에서 책임을 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법 제도와 정책을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