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북미회담 이슈 밀려
- 백화점 마트 등 분위기 못 느껴
- 전년 대비 매출액 큰 변화 없어
‘2018 러시아월드컵’의 대한민국 조별 예선이 끝나가지만, 지역 유통가는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앰부시(Ambush·매복)마케팅’을 강력하게 규제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은 데다,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에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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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5층 ‘나이키’ 매장에서 고객이 한국 축구대표 유니폼을 살펴보고 있다. FIFA가 앰부시마케팅 규제를 강화하면서 스포츠 브랜드들은 월드컵보다는 붉은 옷을 전면에 내세우는 정도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2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월드컵이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부산지역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년 동안 물가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월드컵 특수가 전혀 없었던 셈이다. 대형마트 사정도 비슷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국 경기가 열리는 당일 맥주나 치킨 등이 좀 팔리긴 했지만 마트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날 백화점이나 마트 등을 둘러본 결과 월드컵을 홍보하는 브랜드는 없다시피 했다. 대표팀의 경기력 부진까지 겹치면서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서면 주점과 음식점에서도 월드컵 분위기가 안 나긴 마찬가지였다. 서면에 대형 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46) 씨는 “한국과 스웨덴 경기가 열린 날에만 예약 문의가 있었을 뿐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대표팀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술맛이 안 난다’며 예약 전화가 뚝 끊긴 것은 물론 손님도 줄었다”고 했다.
호텔업계는 2002 한일월드컵 때부터 응원과 숙박·식음료 연계 묶음 상품을 출시해왔지만 이번 대회에는 사라졌다.
올해부터 앰부시마케팅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통가가 월드컵 마케팅을 자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앰부시마케팅이란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적인 대형 행사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TV 광고 등을 통해 공식 후원사인 듯한 인상을 줘 홍보 효과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역의 한 호텔은 투숙 기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하면 식사, 온천사우나, 커피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객실 판촉행사를 준비했지만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취소했다.
업계에선 이 밖에도 지난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과 다음 날인 13일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점도 월드컵 특수 실종의 원인으로 꼽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0 남아공월드컵이나 2014 브라질월드컵 때만 해도 마케팅이 이렇게 소극적이지 않았다”며 “예전만큼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선사하는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앰부시마케팅에 대한 관념이나 규제는 강해져서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자연스레 마케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