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간 누적 세수효과 전망
- 23조 증가서 12조 감소 ‘반전’
- 중산층·중기 3조2040억 줄고
- 고소득자·대기업 7882억 늘려
정부가 30일 확정한 세법개정안은 10년만에 세수입 감소로 전환하는 대규모 조세지출 구상을 담고 있다. 정부의 구상대로 저소득층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을 확대하면 소득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재정 악화나 근로의욕 저하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 기대
정부의 세수입이 전년보다 감소 기조로 전환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인하한 후 약 10년 만이다. 정부의 구상대로 시행되면 근로·자녀장려금 조세지출만 합쳐 4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지급액(1조7600억 원)의 약 2.7배로, 세수감소의 핵심요소이다.
정부는 근로장려금을 비롯한 조세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고 소득 격차를 줄이면서 근로의욕을 높여 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첫 세제개편에서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의 최고세율을 동시에 인상하며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겨냥해 증세했는데 저소득층을 위한 조세지출 확대는 그 후속 작업으로 풀이된다.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의 세 부담을 대폭 줄이고 고소득자나 대기업의 세금 부담은 확대하는 것이 이번에 추진하는 세제개편의 핵심 효과로 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2019년 이후 5년간 세수가 2조5343억 원 감소(순액법, 전년 대비)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은 세 부담이 3조2040억 원 줄고, 고소득자·대기업은 7882억 원 늘어난다.
이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계소득을 끌어올려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소득주도 성장 기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세수감소 부작용·재정 악화 우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법 개정안을 올해 기준으로 비교하면(누적법) 2019년 이후 5년간 약 12조6018억 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정부는 작년 8월 세법 개정을 추진하며 마찬가지 방식으로 계산해 2018년부터 5년간 23조6000억 원의 세수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세수감소를 감수하고 대규모 조세지출을 단행하는 것에 관해 조세 정책이 경제적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세·재정적인 측면과는 별개로 세법 개정이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혁신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 완화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고려대 이한상(경영학과) 교수는 “조세지출로 하위소득 가구를 직접 지원하는 것이 재정사업보다 효율·효과 측면에서 훨씬 낫다고 본다”면서도 “근로장려금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