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등 현물 가격도 덩달아 상승
- 하락장 위험경감 흐름 이어질 듯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여파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리스크 헤지(hedge·회피)의 대표적 투자 수단인 파생상품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이달 들어 50% 가까이 급증했다. 금(金) 등 한국거래소(KRX)에서 취급하는 현물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증시 추락에 파랗게 질린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등을 위해 파생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KRX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9거래일간 파생상품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811만654계약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9거래일(9월 13~28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553만603계약)보다 46.7% 증가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7월 2일~10월 15일) 파생상품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580만5557계약)이 상반기(1~6월·544만2501계약)보다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달 들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대내외 악재에 휩싸인 국내 증시가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통상 하락장에서는 위험 경감을 위한 파생상품 투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10일 8조8364억 원에서 ‘검은 목요일’이었던 지난 11일 8조3357억 원으로 하루 만에 5% 넘게 줄었는데, 이 기간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대금은 49조4564억 원에서 86조2377억 원으로 74%나 급증했다.
파생상품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금테크’도 되살아날 조짐이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현물 기준) 거래량은 지난 1~15일 총 14만8516g을 기록하며 직전 9거래일(14만5407g)과 비교해 2.14% 늘었다. 같은 기간 총거래대금은 62억7757만 원에서 65억2559만 원으로 3.95% 증가했다. 특히 지난 1~15일 ‘KRX 금시장’에서 금값이 전 거래일 대비 상승세를 기록한 날은 8거래일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KRX가 추진 중인 파생상품 규제 완화도 시장 활성화의 추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KRX 정지원 이사장은 지난 8월 “부산의 파생금융중심지 위상 강화 등을 위해 개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