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해양계류시스템 회수 분석
- 물의 흐름 변화 때문으로 추정
머스크의 ‘벤타 머스크(Venta Maersk)’호가 지난달 부산항을 거쳐 컨테이너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NSR)를 횡단하면서 이 항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북극항로의 화물수송량이 역대최대인 970만t에 달했고, 러시아 정부는 화물량이 2022년에 4000만t, 2030년에는 7000~8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태평양에서 북극항로를 드나드는 관문인 동시베리아해에 해빙들이 모여드는 이상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북극항로를 지나는 선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이 해역에 접근하기 어려워 현장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연구항해를 통해 동시베리아해에서 발생하는 바다얼음의 이상 움직임의 원인이 물의 흐름 변화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25일 밝혔다. 북극항로를 지나는 선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인 해빙은 인공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 40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북극항로의 관문인 동시베리아해에서는 해빙이 모여드는 이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올해 7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한 연구 항해에서 지난해 동시베리아해 결빙해역 물속에 설치했던 ‘장기해양계류시스템’을 회수해 이 현상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해수부는 “그간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행히 올해 회수에 성공해 지난 1년간 이 해역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기록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며 “이로써 북극항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실마리를 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연구팀이 한 달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서양·태평양의 바닷물과 러시아 육상의 담수 등 세 방향에서 유입되는 물의 흐름 변화가 해류 순환에 영향을 줘 동시베리아해에 해빙이 모여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동시베리아해를 대상으로 관측과 정밀한 분석을 이어가 북극항로 개척에 필요한 과학적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극항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극동·북유럽 구간에 한정된 경제적 타당성, 여름에만 활용이 가능한 계절성, 쇄빙선 이용의 불안정성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관계자는 “국내 선사들이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 수송을 시도할 때는 사전에 충분히 연구하고 해외 사례를 분석해야 한다”며 “미래에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디지털화, 환경규제 대응 등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용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