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불합리한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기준 때문에 부산시가 정작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 산업이 밀집한 강서구를 제외하고 기장군과 영도구만 특별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극심한 침체를 겪는 기업에 자금 등을 지원하는 대책이 종업원 수가 많은 기준에 따라 시행돼 정작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최근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 업체가 밀집한 기장군과 영도구를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은 지난 4월과 5월 전북 군산시와 경남(거제 진해 통영 고성)과 울산 동구 등이 지정됐다. 군산시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이유로, 나머지 지역도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이나 중견 조선소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진 데 따른 조처다.
시는 대형 조선소와 완성차 업계의 위기에 따라 지역 중소기업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 7월부터 조사를 벌여 최근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성우하이텍 등 자동차부품 업종이 밀집한 기장군과 한진중공업이 있는 영도구를 포함시켰다. 다른 지역을 제외한 것은 산업 특화도 등 정부가 정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별지역을 지정할 때 1단계에서 ▷산업 특화도 ▷지역 내 비중 ▷지역산업구조의 다양성을 모두 충족한 후 2단계에서 ▷기업경기실사지수 ▷생산지수 ▷휴·폐업 업체 수 ▷전력사용량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등을 따져 최종 지정한다. 시는 철강 비금속 기계부품 등 다양한 산업체가 많은 강서구를 특별지역에 추가하면 산업 특화도를 의미하는 입지계수 등이 떨어진다며 제외했다. 입지계수는 전국 해당 산업 종사자 수와 지역 산업 종사자 수를 비교해 계산한다.
한국GM 군산공장이 있는 군산국가산단과 강서구 명지녹산국가산단(녹산산단)을 비교하면 업체 수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군산산단에는 총 194개의 업체가 입주했으며, 이 중 63곳이 자동차와 조선 관련 업체다. 녹산은 1505개 업체 중 164곳이 관련 산업군이다. 대기업이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오히려 관련 업체는 두 배 이상 더 많은 셈이다.
강서구를 중심으로 한 산업계는 산업 특화도 등에 치중해 지정 대상을 고려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자동차부품조합 권승민 상무는 “강서구에서는 최근 폐업도 속출해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