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올해 1~4월 가족과 지인 명의로 재산을 숨기고 호화 생활을 한 고액 체납자 325명을 추적해 총 1535억 원의 체납액을 징수했다고 30일 밝혔다.
거주지별로는 서울이 1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124명, 부산 15명, 대전 11명, 대구 5명, 광주 4명 순이었다. 한재연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이들은 부촌(富村)에 거주하면서 고의적으로 납세 의무를 회피하는 등 대다수 성실 납세자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한 체납자는 세금 고지서를 받은 다음 날 며느리에게 외제차를 이전하고 10건의 보험을 해약한 뒤 현금으로 인출해 체납 처분을 피했다. 이후 자녀 명의로 된 54평형 고가 아파트에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가족이 보유한 외제차는 3대나 됐다. 국세청 전담팀이 그가 사는 아파트를 수색한 결과 싱크대 수납함에서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5만 원짜리 현금 1만 장(총 5억 원)이 발견됐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현금영수증 미발행 과태료를 내지 않으려고 지인 명의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재산을 은닉했다. 이 의사는 지인 명의로 된 고급 주택에 살면서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병원이 있는 건물에 위장 법인을 만들어 매출을 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체납자는 배우자의 은행 대여금고에 골드바 11개를 숨겨 놓았다가 국세청의 압수수색으로 들통나 2억4000만 원의 밀린 세금을 냈다. 부동산을 팔기 전 배우자와 ‘위장 이혼’을 한 뒤 양도 대금 중 7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하고, 재산 분할 및 위자료 명목으로 3억6000만 원을 배우자에게 이체한 체납자도 적발됐다. 한 국장은 “앞으로 체납자 본인뿐 아니라 조력자까지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