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개소세 3.5%로 인하

- 올해 두 번째… 총1년6개월 ‘최장’
- 2000만 원 車 43만 원 할인효과
- “내수 활성화·고용 창출 기대감”
- 세수 1000억가량 악화 불가피

# 50년 만에 맥주·막걸리 종량세로

- 국산 캔맥주 ℓ당 415원 세 경감
- 생맥주는 ℓ당 445원 부담 늘듯

이달 말 종료하려던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한시 인하’ 기간이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제도를 도입한 지 50년 만에 ‘종량세 전환’이 확정된 주류세 개편 방안은 맥주와 탁주(막걸리)에 우선 적용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으나,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또 ‘세금 깎아주기’ 카드를 꺼냈다는 점에서 세수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인영(오른쪽부터)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제 관련 현안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2000만 원 승용차 43만 원 감세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5일 당정협의에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승용차 개소세율 한시 인하의 일몰(종료) 시점은 오는 12월 31일로 연장된다. 애초 일몰 시점은 오는 30일이었다.

이 조처는 승용차 구매자의 비용 부담을 덜어 내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기존 세율 5.0%를 3.5%까지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19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1차로 시행됐고, 올해 1월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6개월 연장 시행’(2차)을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활력 제고와 내수 확대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3차 시행을 결정했다. 총 1년6개월 동안 개소세 감면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직전 기록은 ‘총 1년(6개월+6개월)’이었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내수가 좋지 않은 만큼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고심 끝에 추가 연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른 세금 인하 폭을 보면 출고액이 2000만 원인 승용차의 총세금(개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은 143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43만 원 내려간다. 2500만 원 기준으로는 179만 원에서 125만 원으로 54만 원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3000만 원짜리 승용차의 경감액은 65만 원(215만→150만 원)이다. 개소세율 인하 연장 대상은 1000cc 이하 경차를 제외한 승용차, 캠핑용 차, 125cc를 초과하는 이륜차다.

■고용 기대 속 세수 악화 우려

1969년 도입된 주류 과세 체계는 적용 방식이 ‘종가세(출고가 기준으로 과세)’에서 ‘종량세(술의 용량이나 알코올 농도 기준으로 과세)’로 바뀐다. 기재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에 이 내용을 반영한 뒤 내년부터 맥주와 탁주에 우선 적용한다. 소주와 와인 등 다른 주종에 적용하는 것은 맥주·탁주 전환 효과와 음주 문화 변화 등을 살펴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국산 맥주(병 캔 페트 생맥주)에는 주류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이 붙는다. 기재부는 종량세 전환으로 캔맥주의 전체 세 부담이 지금보다 ℓ당 415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국산 캔맥주 1ℓ에 부과되는 총세금(1758원)은 1343원으로 내린다. 기재부는 “주류세 인하로 공장 출고가가 내려가면 소비자가 편의점과 마트에서 더 싼 가격에 캔맥주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편의점에서 2850원 안팎에 팔리는 국산 500㎖ 캔맥주의 주세가 이번 종량세 전환으로 146원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캔맥주보다 낮은 가격에 출고되는 생맥주의 세 부담은 ℓ당 445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기재부는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어쨌든 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생맥주 가격이 오르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ℓ당 기존 세 부담이 900~1000원인 고가 수입 맥주는 세 부담이 줄지만, 700~800원 수준인 저가 수입 맥주는 세 부담이 증가한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국내 맥주업계와 자동차 구매자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개소세 인하 연장과 종량세 전환으로 내수 활성화, 주류 업계의 고용 창출, 신규 설비투자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수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개소세 인하 연장만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1000억 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주류세 체계 개편 방안 맥주·탁주 종량세 전환 (2017·2018년 평균) 1.맥주-830.3원/ℓ   2.탁주 - 41.7원/ℓ   ℓ당 주세(원) ℓ당 총세부담(원) 구분 현행 개정 증감 현행 개정  증감 병 814 830 16 1277 1300 23 캔 1121 -291 1758 1343 -415 페트 803 27 1260 1299 39 생맥주* 519 311 815 1260 445 *생맥주 세율 한시 경감: 2년간 20% 경감   (830.3원/ℓ→ 664.2원/ℓ) ※ℓ당 총세부담:주세·교육세·VAT 포함

승용차 개소세율 한시 인하 연장 효과 (2019년 말까지 6개월 연장) 자동차액 (기준) 기본세율 (5%) 납부세액 경감 탄력세율(3.5%) 납부세액 감면액 2000만 원 143만 원 100만 원 -43만 원 2500만 원 179만 원 125만 원 -54 만원 ※자료 : 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