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 녹산산업단지 내 7만㎡ 부지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표면 처리 특화 단지’를 조성한다. 표면 처리는 금형·금속이나 합판에 얇은 층을 침적시키는 도금 작업을 말한다.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뿌리산업’의 핵심 분야다. 그간 뿌리산업은 부산 경제의 근간이면서도 업종 자체가 힘들고 어렵다는 인식 탓에 ‘3D’ 산업으로 분류돼 왔다. 부산 제조업의 ‘엔진’ 역할을 하는 녹산산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형 산업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첫발을 내딛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뿌리산업발전위원회를 열어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을 ‘뿌리산업 특화 단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뿌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정부가 특정 지역(산단)을 지정해 기업 집적화와 협동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2013년부터 매년 특화 단지를 선정해 왔다.
녹산산단에는 ‘표면 처리 특화 단지’가 조성된다. 부지 면적은 총 6만9170㎡다. 산업부는 이곳에 ‘공동 도금 기술 연구소’(가칭)를 구축한다. 연구소는 친환경 특수 도금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녹산산단 내에 있는 공동 폐수 처리장도 ‘스마트화’가 추진된다. ICT를 활용해 폐수 처리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게 골자다. 가령 폐수 처리장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을 바로 확인해 산단 내 배관 등으로 들어가는 것을 사전에 막는 방식이다.
표면 처리 특화 단지가 조성되면 뿌리기업의 집적화도 기대된다. 산업부는 관련 기업 50개 정도가 이 특화 단지에 입주할 것으로 본다. 이들 기업이 공동 도금 기술 연구소 및 부산시와 협력해 뿌리산업의 활성화를 추진하거나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정부가 녹산산단을 뿌리산업 특화 단지로 선정한 것은 부산 뿌리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 등 제조 공정기술을 활용한 업종을 아우른다. 자동차 조선 등 국가 기간산업인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ICT 도입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데다 힘든 업종이라는 인식도 강해 상당수 근로자가 꺼리는 산업이 됐다.
산업부의 이번 선정과는 별개로 예산 지원 규모가 비교적 작은 수준에 머문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산업부는 표면 처리 특화 단지를 조성하는 데 10억 원 정도를 지원한다. 이마저도 지원 비율이 올해 50%(전체 사업비 대비)로 오른 데 따른 액수다. 지난해까지는 30%였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