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GDP성장률도 2.2%로 낮춰
- “민간소비·수출 등도 부진 예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2016년 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인상됐다.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깬 이번 결정은 국내 경제성장률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GDP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인 2.5%에서 2.2%로 낮췄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이 심화되며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회복도 애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 전망’을 보면 이 같은 경제 상황 판단이 더 선명하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4월 전망치 665억 달러에서 59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설비 투자 증가율은 0.4%에서 -5.5%로 대폭 낮췄다. 수출 증가도 2.7%에서 0.6%로, 수입도 1.6%에서 -0.5%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에서 0.7%로 조정했다.

한은은 “올해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겠으나 민간소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투자와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본다”며 “IT 부문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설비 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감소할 것이며, 상품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가 상당 폭 둔화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취업자는 올해 20만 명, 내년 18만 명 증가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7%, 내년 1.3%로 오름세가 완만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이 같은 전망 수정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변화, 일본 수출 규제 등 최근 급변한 상황을 들었다. 이 총재는 “일본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고,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지금 상황이 올 연말까지 간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견해이고, 비슷한 판단을 전망치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통화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각국 중앙은행의 공감대”라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